최근 이단 포교의 양상은 과거의 가시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고도로 정교화된 심리적·구조적 공략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포교는 ‘도움’과 ‘동행’이라는 선의를 앞세워 대상자의 심리적 경계심을 무력화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이는 이동의 제약과 정보 접근의 비대칭이라는 장애 특성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이며, 거리 전단이나 집회가 아닌 일상 속 밀착형 개인 접촉이라는 점에서 더욱 은밀하고 위협적이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관계는 점진적인 통제로 변질되고, 당사자는 조력을 받는다고 인식하는 사이 선택권과 주체성을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종교적 일탈을 넘어 사회적 안전망의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인권 침해로 인식되어야 한다. 아래의 실제 사례는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이단 포교의 심각성과 그 구조적 메커니즘을 보여준다.우리 교회의 한 시각장애인 성도는 약 30년 전부터 ○○지역에 위치한 ‘생명 의말씀선교회생말선’ 소속 ○○교회에 몸담아 왔다가 최근에서야 이탈했다. 생말선은 구원파 계열의 분파로, 극단적 종말론을 주장해 다수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다. 당시 서울에 거주하던 이 성도는 ○○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와 ○○교회 구성원들의 방문을 계기로 관계를 맺게 되었다. 이들은 집수리와 청소, 식사 제공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며 신뢰를 쌓았고, 이후 아들과 함께 ○○교회로 출석하도록 유도했다.문제는 교회의 성격을 인지한 이후에도 포교가 중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헌금 요구와 잦은 수련회·집회 참석으로 부담을 느낀 뒤 더 이상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교회 측은 반복적으로 차량을 보내 집 앞까지 찾아왔다. 앞을 보지 못하는 성도는 사실상 거절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홀로 집에 있을 때는 더욱 방어 수단이 없었다. 아들은 이단임을 인지하고 일찍이 이탈했으나, 성도는 외부와 단절된 기도원에 머물며 4박 5일간 귀가하지 못한 경험까지 겪었다. 이후 산소망선교회의 권면과 주변 조력자의 개입, 특히 장애인 활동지원사의 단호한 거절 의사 전달을 통해서야 접촉은 중단되었고, 현재까지 1년 넘게 재방문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이 사례에는 시각장애인을 겨냥한 이단 포교의 대표적인 세 가지 방식이 드러난다. 첫째는 이동 의존성을 악용한 이른바 ‘비자발적 동행’이다. 길 안내나 생활 보조를 명분으로 접근한 뒤, 충분한 설명이나 동의 없이 특정 장소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시각 정보가 차단된 상태에서의 강제적 이동은 극도의 심리적 고립을 유발하며, 이 과정에서 가해자는 의존 관계를 의도적으로 고착시킨다. 이는 법적으로 감금이나 약취·유인의 소지가 있음에도 ‘봉사’라는 외피로 인해 문제화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둘째는 4박 5일 수련회와 같은 장기 체류형 포교다. ‘휴식’이나 ‘치유’를 명분으로 초대한 뒤, 일정이 시작되면 외부와의 소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반복적인 교리 주입을 실시한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먹을 것과 잘 곳, 이동을 제공받는 상황에서 안정감을 느끼기 쉬워 거부 의사가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 이후 귀가 의사를 밝혀도 신앙적 미성숙이나 불순종이라는 종교적 프레임을 씌워 심리적 압박을 가한다. 이단 상담 사례에서도 이러한 단기 합숙이 교리 동화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하는 경우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셋째는 명확한 거부 의사 표명 이후에도 이어지는 반복적 방문과 접촉이다. 시각장애인에게 주거 공간은 외부 세계와의 마지막 안전선이지만, 이단 세력은 벨 누르기와 재방문을 통해 이 경계를 침범한다.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의 인기척과 반복적 접촉은 극심한 공포를 유발하며, 이는 주거 침입이나 스토킹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그럼에도 피해자는 고립이나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공적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이러한 악순환을 차단하는 데 있어 활동지원사와 전문 인력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에 대한 부당한 행위를 금지하고, 존엄과 사회적 삶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장애인 활동지원사는 국가가 장 애인의 일상과 사회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한 공적 인력으로, 반복적 방문이나 과도한 심리적 의존 상태를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실제로 장애인 학대 사례 중 30% 이상이 사회복지 종사자와 활동지원사에 의해 발견되고 있으며, 이는 이들이 이단 포교와 같은 심리적 착취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핵심 주체임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단절은 통제가 아니라 보호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피해자에게 선택권이 여전히 자신에게 있음을 인식시키는 접근이 필요하다.시각장애인을 겨냥한 이단 포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주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교회와 복지기관, 장애인 단체, 이단 정보 단체가 유기적으로 연대해 정보 공유와 초기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장애 특수성을 이해하는 ‘장애인 전문 이단 상담 시스템’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예방 교육 역시 도움을 거부하라는 메시지가 아니라, 도움을 받는 상황에서도 선택의 주권은 당사자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만 한다.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신앙 환경을 보장하는 일은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인권과 신뢰를 지키는 일이다.
-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