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의 아버지가 쓴 글을 환갑을 앞 둔 아들이 읽으니, 필설로는 형용하기 어려운 생각이 올라온다. 「현대종교」 설립자인 선친 탁명환 소장(1937.7.8.~ 1994.2.19)의 29주기를 맞으며, 탁명환 소장이 반세기 전인 1970년 12월 29일 자 「뱊티스트방송」이란 월간지에 게재한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제하의 글을 만났다. 존경하는 이상규 교수님(백석대학교 석좌교수)이 보내주신 자료인데, 30대의 젊은 선친이 작성한 글을, 환갑이 다된 아들이 읽으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하다.탁명환 소장이 젊은 시절부터 선각자의 기질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었음을 느끼게 만드는 글이다. 이 글을 찬찬히 읽으면서, 그분 앞에 서면 여전히 작고 부끄러워지는 나를 다시 발견한다. 탁명환 소장의 29주기를 맞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다시 게재한다. (탁지일 교수, 본지 이사장 겸 편집장)“죽으면 죽으리이다”
구약성서 에스더에 보면 아하수에로왕의 수산궁에서 간신 「하만」이 유대인들을 진멸하고자 할 때 왕후 「에스더」가 동족을 구하고자 규례를 어기고 비장한 결심을 한 후 왕에게 나아가려 할 때 생명을 걸고 한 말이다.안이숙 여사의 소설 “죽으면 죽으리라”가 수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고 일본에서까지 크게 일본 기독교인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이것이 저자 안 여사의 “죽으면 죽으리라”는 심정을 그대로 꾸밈없이 묘사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죽음 앞에서 가장 약한 것이다. 죽음을 앞둔 인간은 슬픔의 눈물을 짓고 몸부림친다. 죽음을 슬퍼할 수 있는 감정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특혜이다. 짐승들은 죽음의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죽을 때 동물 본능적인 아픔은 느낄지 모르지만—.하나님은 인간에게 죽음을 슬퍼할 수도 있고 기뻐할 수도 있도록 하신 것 같다. 구원의 확신과 신념이 있는 사람은 죽음을 초연해한다. 반대로 세상에서 인생을 즐기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멋대로 돈을 벌고 아무렇게나 살아온 사람들은 죽음을 슬퍼하고 억울해 하는 법이다.나는 가끔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다. 동방교(재단법인 밀알복음전도선교회)의 나에 대한 500만 원 청부살인사건이 폭로되었을 때 나는 이상하게도 태연했고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았다. 오히려 주위에서 나를 아끼는 이들과 한국교회에서 걱정을 더해 주었다.죽음 앞에서 오히려 초연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한번 닥치는 죽음을 각오했기 때문이며 신념 신앙의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의 유서는 이미 법률 고문에게 맡겨 놓고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 생명보험에 들지 않아도 안심이다. 그것은 하늘나라의 생명보험에 들었기 때문이다.“죽으면 죽으리라”라고 한 에스더처럼 죽음에 초연할 때 또 날마다, 순간순간 생의 마지막을 느끼면서 살아갈 때 결코 인생을 헛되게 살 수 없다.전체 삶과 죽음을 하나님께 다 맡겨 버리면 힘으로 참 평안의 경지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