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 치유 효과 봤다는 수련자 나오며 중국 내 급부상한 파룬궁
■ 수련생 수 급증하며 중국 정부 견제 시작하자 창시자 이홍지 미국으로 망명
■ 단순 수련 활동 주장하나 창시자 이홍지 신격화 의혹 이어져, 파룬궁 측 묵묵부답
꾸준하다. 지하철역과 등산로 입구, 공원 등에 정기적으로 모여 알 수 없는 음악에 맞춰 특정한 동작을 이어간다. 체조라고 하기엔 차분하며, 명상이라고 하기엔 종교의식으로 보인다. 특히 “FALUN DAFA”, “法輪大法” 등의 문구가 담긴 유니폼을 입고 있으며, 교리서로 추정되는 『전법륜』 책자를 열람할 수 있는 부스를 차려놓은 점을 볼 때 종교단체의 행사임을 확신하게 된다. 중국산 종교단체 파룬궁(창시자 이홍지)에 대한 이야기다.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한국 땅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허경영의 하늘궁 사례 등 신흥종교는 곧 사이비 종교로 학습되어 있어 부담으로 느껴진다.
건강 증진 효과로 급부상
건강을 위함이었다. 파룬궁은 1992년 창시자 이홍지가 본인이 태어난 중국 지린성 장춘시에서 시작한 심신 수련으로 출발했다. 동작이 간단하고 배우기 쉬우며 각종 난치병과 질병이 낫는 효과를 보았다는 사람이 하나둘 등장해 주목받았다. 당시 중국에서는 운동, 무술, 명상, 호흡 수련법 등에 대한 열풍이 불었던 터라 파룬궁은 급물살을 타고 확산했다. 그만큼 수련자들 역시 폭증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중국 정부는 파룬궁의 활동을 지지했다. 국민들의 건강이 증진되고, 생활 습관이 긍정적으로 개선되었다는 이유에서다. 동일한 이유로 이홍지에게 여러 차례 표창까지 수여했다. 여세를 몰아 이홍지는 1995년 파룬궁의 가르침이 담긴 『전법륜』을 출간했다.
중국 정부의 견제
성장이 발목을 잡았다. 1998년 중국 국가체육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7000만 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매일 아침 공원에서 파룬궁을 수련했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베이징 현역 군 장성, 국무원 관리, 고위 당위원 등 각계각층 수많은 사람이 파룬궁을 배우고 연마했다. 파룬궁 수련을 장려했지만, 수련생이 공산당원의 수를 초과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자 견제하기 시작했다.
결국 당시 국가 주석 장쩌민은 파룬궁 수행자를 단속하도록 직접 지시했다. 이에 맞서 파룬궁 수련생 1만여 명이 1999년 4월 중난하이(中南海)에서 합법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1999년 7월 22일 파룬궁의 총본산인 “파룬따파연구회”와 산하 조직의 활동을 금지했다. “법률에 규정된 단체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불법 활동을 하고, 미신과 사설을 퍼뜨리고, 군중을 속이며, 사달을 일으켜 사회 안정을 파괴했다”는 이유였다. 이 일을 계기로 수천 명의 파룬궁 수련자들이 투옥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사상개조라는 명목으로 구금한 파룬궁 수련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등 반인륜적 고문을 자행했다.
일그러진 사부(師父)
모양 빠진다. 중국 정부의 압박에 창시자이자 파룬궁 내 사부로 불리는 이홍지는 미국으로 망명했다. 1996년부터 딸의 학업으로 미국에 이민해 있었고, 현재 미국에서 명예시민 자격으로 거주하고 있다. 체제 유지를 위함일까. 목숨을 지키기 위함일까. 어떤 이유가 되었든 중국 땅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수련생들을 생각할 때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이홍지가 미국에서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는 다수의 언론 보도를 고려할 때 무책임한 리더로 보인다. 모양새를 떠나 파룬궁이 전 세계적인 연락망을 갖추고 명맥을 유지하는 점에선 이홍지의 미국행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파룬궁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파룬궁은 아시아 22개국, 남미 10개국, 북미 8개국, 아프리카 22개국, 오세아니아 2개국, 유럽 44개국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 안정을 파괴했다? 마땅한 사례 없어
무엇이 진실일까. 수련생의 양적 성장 자체만으로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린 것일까. 아니면 중국 정부의 지적과 같이 “미신과 사설을 퍼뜨리고, 군중을 속이며, 사달을 일으켜 사회 안정을 파괴”했을까. 미신과 사설을 퍼뜨렸다면 그 내용은 무엇일까. 이홍지가 수련자들에게 강연할 때 녹음한 것을 글로 옮겨 만들어진 책이자, 파룬궁 핵심 가르침이 담긴 『전법륜』을 살펴보았다. 『전법륜』은 진실을 뜻하는 진(眞), 선양을 뜻하는 선(善), 인내를 뜻하는 인(忍)을 핵심 사상으로 삼고 있다. 『전법륜』에 따르면 파룬궁의 파룬은 불교의 8만 4000개 법문 중 하나로서 가장 높은 단계의 기공법이다. 이것은 일반 기공처럼 수준 낮은 병 따위를 고치는 정도가 아니라 ‘높은 단계로 사람을 데리고 올라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도교는 진(眞)을 수행하고, 불교는 선(善)을 수양하지만 파룬궁은 진, 선, 인(眞, 善, 忍)을 동시에 수련해 최종적으로 우주와 동화되는 것이라고 한다. 중국 정부가 활동을 제지할 때, 이홍지는 파룬궁은 종교가 아니며 정치에도 간섭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홍지 신격화 의혹에 묵묵부답
겉 따로 속 따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 교단은 2018년 103회 총회를 통해 파룬궁을 “사이비종교”로 결의했다. “창시자 이홍지는 자신의 본질이 삼위일체라는 주장을 한다”, “모든 중생의 구원자는 이홍지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이홍지는 자신이 사람의 수명을 2년 연장해 주었다거나 죽은 자를 살려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고, 파룬궁을 수련해야만 천국에 간다고 주장한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예장합신 교단의 연구와 결의에 대해 파룬궁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당신들이 오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입장을 알려줄 수 없다”, “법적 대응하겠다”는 것 외에 마땅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 외에도 파룬궁 측은 유관기관인 “션윈예술단”을 통해 중국 정부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공연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공연 내용 중엔 창시자 이홍지를 신격화하는 장면도 가감 없이 전하고 있다.파룬궁이 계속해서 지탄받는 것은 거짓말과 폐쇄성 때문이다.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에 무조건 배척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본지 이사장 겸 편집장 탁지일 교수는 “파룬궁은 중국에서 발흥한 혼합주의적 배경의 신흥종교”라며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로 인해, 현재는 반중(反中) 정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탁 교수는 “뚜렷한 범법 행위보다는,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에 맞서는 피해자의 이미지를 꾸준히 노출하면서, 파룬궁에 대한 탄압의 부당함을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국내 기독교계에서는, 파룬궁이 수련보다는, 설립자 이홍지를 신격화하는 종교에 가깝다는 염려로 인해, 합신 교단에서 ‘사이비 종교’로 규정한 바 있다”고 탁 교수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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