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사다난한 가족 문제로 3남에서 장남으로 올라선 문현진
■ 자칭 재림 메시아 교리 심취한 문선명에게 ‘통일 운동가’ 활동 권면하면서 후계권 박탈
■ 장인이자 통일교 이인자로 알려진 곽정환 통해 호시탐탐 실권 노려
글로벌피스재단(GPF) 세계의장. UCI그룹 회장 등 다양한 직책으로 활동하는 문선명 3남 문현진. 한때 통일교의 유력한 후계자로 주목받았지만, 7남 문형진에게 밀렸다. 이후 평화운동을 콘셉트로 한 대외활동을 펼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2017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통일교인이 아니며 한국의 통일교와도 무관하다. 종교의 틀을 벗어난 평화운동가”라고 스스로를 규정했지만 순수하지만은 않다. 여전히 통일교 후계자를 꿈꾸는 모습을 노출해왔기 때문이다. 문현진의 속내를 다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를 통해 여전히 통일교 수장 자리를 원하는 것을 가늠할 수 있었다.
포스트 문선명의 강력한 후계자로 내정
1969년 5월 25일 아버지 故 문선명(통일교 창시자) 어머니 한학자(현 통일교 총재) 사이에 태어난 3남 문현진. 장남 문효진이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차남 문흥진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후계자로 올라섰다. 실제로 2005년 문현진은 통일교 핵심 기관 중 하나인 UCI그룹 회장과 천주평화연합(UPF) 공동 의장직을 맡았다. 주변인들 역시 문현진이 포스트 문선명으로 자리 잡으리라 전망했다.
일장춘몽, 순식간에 사라진 후계권
잠잠히 때를 기다렸다면 어땠을까. 문현진은 2008년 3월 문선명에게 서신을 보내면서 후계 구도에서 멀어졌다. 편지에는 “진정으로 아버지의 꿈을 이루어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통일교의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초종교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문선명에게 메시아가 아닌 사회활동가를 권면한 셈이다. 스스로를 재림주로 믿어왔던 문선명에겐 불쾌한 메시지였을 것으로 예측된다. 역시나 그해 4월 문현진은 세계평화가정연합 세계부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통일교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30대에 인사권을 쥐고 통일교 전체를 혁신시키려는 시도로 인해 내부적인 반발이 컸다. 故 문선명 총재와 현진씨 사이가 소원해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평화운동가로 독자노선 굳힌 문현진
고령을 의식해서일까 문선명은 후계자를 세우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2009년 1월 7남 문형진을 공식 후계자로 지목했고, 같은 해 3월 문현진을 불러들여 모든 공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문현진은 통일교 파견 이사들을 해임하고 정관에서 통일교와 관련된 내용을 삭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문선명은 자신의 뜻을 거절한 문현진을 후계권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2010년 6월 공문을 통해 “상속자는 문형진이다. 그 외 사람은 이단자이며, 폭파자이다”라며 문형진을 상속자로 선포했다. 동생이 후계자로 낙점되는 과정을 지켜본 문현진은 평화운동가로서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뚝심’, ‘분심’, ‘효심’ 진짜 속내는?
2012년 9월 3일 문선명이 사망하면서 통일교 권력 다툼에 다시 뛰어들법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문현진은 문선명이 사망한 지 7일이 되는 9월 9일 언론사에 배포한 이메일을 통해 통일교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메일에는 “현 통일교권과의 결별을 선언한다. 통일교 후계 구도에 관심 없다”며 “내 아버지께서 돌아가심은 한없이 슬프지만, 아버지의 정신과 업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실제로 문현진은 세계 각국의 자원·경제·종교·인종·환경 등 문제점의 해법을 찾아 지구촌 평화 실현을 이루기 위해 설립된 단체 GPF 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외에도 UCI그룹 회장 등의 역할을 감당하며 한반도 통일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장인 곽정환 통해 호시탐탐 후계자 노려
그렇다고 완전히 통일교에 손을 뗀 것은 아니다. 문현진이 이사장으로 있는 글로벌피스재단은 여전히 문선명이 외쳐왔던, “하나님 아래 인류 한 가족”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문현진의 장인이자 통일교 이인자로 불리던 곽정환을 통해 통일교 실권에 대한 욕심을 계속해서 내비치고 있다. 곽씨는 2019년 4월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문선명의 참뜻을 이어가는 것은 결국 통일운동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7남 문형진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곽씨는, “문 총재는 ‘이 사람(문형진)이 내 후계자’라고 지목한 적이 없습니다. ··· 7남은 아버님을 종교 창시자로 잘못 이해하고 문 총재를 우상화, 신격화했습니다”라고 전했다. 현 통일교 수장 자리를 꿰차고 있는 한학자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곽정환은 2020년 7월에 유튜브 채널 <트루레거시TV>에 출연해 현재 한학자가 스스로를 신격화하는 것은 문선명의 뜻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지만, 문현진의 행보를 살펴볼 때 여전히 통일교 실권에 대한 욕심이 있어 보인다. 직접 나서지는 않지만, 곽정환 등 관계 인사들의 움직임을 고려할 때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문현진의 야망이 허무맹랑한 것이 아닌 이유는 통일가의 막대한 재정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10월 “[人사이드 人터뷰] ‘통일교 황태자’서 통일운동가로…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세계의장”이란 제하의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문현진씨의 정확한 자산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현 통일교 못지않은 자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쇄신과 함께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는 문현진의 행보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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