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아내와 사별한 후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홍광선(가명) 안수집사. 아내를 떠나보내고서야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며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어린 두 아이를 키우며 정신없이 보낸 후 외로움에 인생 후반의 반려자를 찾았다. 하지만 그에게 접근한 여성은 신천지였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찾은 재혼 카페
홍 집사는 아내를 암으로 떠나보낸 후 만남을 할 수 있는 카페에 가입했다. 홍 집사는 여러 카페를 둘러보았다. 그 중에서도 이상해 보이는 카페는 탈퇴하고, 회원 수도 많고 괜찮아 보이는 카페를 찾아 가입했다. 홍 집사가 가입해 활동한 카페는 회원 수도 10만 명이 넘어 신뢰 할만 했다. 종교인들이 모이는 곳도 따로 있어서 짝을 만나기도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종교, 거주지, 직업 등을 올렸다. 이왕이면 자신과 같이 사별한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회원 수가 많은 카페인지라 종종 연락이 왔다. 하지만 가족들은 기독교인인데 자신은 아닌 경우, 혹은 예전에는 교회에 나갔는데 지금은 나가지 않는 등 신앙적으로 좀 꺼려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홍 집사는 좀 더 신실한 기독교인을 만나고 싶었다.
한번은 카카오톡 친구에 잘 모르는 이름이 보였다. 최민영(가명)씨는 사진상 젊어 보였고 인상도 좋았다. 들어가 보니 상태 메시지가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라는 성경말씀이었다. 크리스천이라는 생각을 하고 잊어버렸다. 일주일 후 최씨에게 가끔 카카오톡으로 연락이 왔다. “크리스천이신가요”, “믿음이 좋으신 것 같네요”라며 물어봐서 대답하는 등 간단한 대화가 오고 갔다. 최씨는 기도해 주겠다며 기도제목도 물어보기도 했다. 연락이 뜸 하다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성경구절, 좋은 글을 보내줘서 좋은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5개월이 지났다.
성경이야기로 가득한 이상한 만남 최씨는 신앙적인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냐고 물었다. 홍 집사는 한번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시간 나면 차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자고 카톡을 보냈고, 최씨가 거주하는 곳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다. 최씨는 첫 만남부터 성경 이야기만 했다. 한 시간을 대화하면 50분은 성경 이야기를 하고 본인 이야기는 10분 정도만 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질문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보통 집에 반찬은 어떻게 해 먹는지, 아이들은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 등 살아가는 부분을 물어보았지만 최씨는 그렇지 않았다. 정말 신실한 사람이라서 그런가라고 생각했다. 다음에 연락이 와서 밥을 한번 사겠다고 했다. 홍 집사가 있는 사업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찾아왔다. 그런데 이날도 데이트는 성경 이야기로 가득했다. 지하철을 타도 성경 이야기, 밥을 먹어도 성경 이야기, 뭘 해도 성경 이야기 뿐이었다. 성경을 많이 아는 것처럼 보였다.
우연히 만난 전도사 저녁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갔다. 홍씨와 최씨가 앉은 테이블 바로 옆에서 어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눴다. 한 사람은 전도사, 또 한 사람은 권사였다. 전도사와 권사는 성경 이야기를 나누면서 권사는 전도사에게 “전도사님 여기서 성경 이야기를 나누면 신천지로 오해받아요”라며 경계를 해제하려는 대화도 나눴다. 전도사와 권사와 마주친 최씨는 “전도사님 여기 웬일이세요?”라며 우연히 만난 것처럼 행동했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홍씨에게는 합석해도 되냐고 물었고, 홍씨는 마지못해 합석을 허락했다. 당시 홍씨는 그 여성들의 만남이 석연치 않았다고 했다. 또 홍씨는 잘 해보려는 의지를 갖고 최씨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합석하자고 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예의상 합석을 요청해도 둘만의 시간을 주는 것이 보통인데 전도사와 권사는 바로 약속이나 한 듯 합석에 응했다.
전도사는 “이름이 뭐냐?”, “이름이 한자로 어떻게 되느냐?”는 등 홍 집사에게 관심을 보였다. 이름과 한자를 이야기하자 한자를 해석해 주며 말씀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는 구원의 확신이 있느냐고 묻는 등 초면에 성경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30~40분 후 두 여성은 자리를 떠났고, 최씨는 홍 집사에게 전도사님이 어떠냐며 또 만나볼 생각이 있냐고 물어봤다. 홍 집사는 그 자리에서 거절하기가 어려워 최씨가 기분나쁘지 않게 만나볼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예수만 믿으면 천국에 못 간다”는 성경공부 그 주에 바로 전도사와 만남이 시작됐다. 전도사는 말씀을 체계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어떠냐며 성경공부를 제안했고, 홍 집사는 긍정적으로 답했다. 바로 다음 주 월요일에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일반 카페는 시끄럽다며 다음 모임 장소는 제기동에 위치한 건물 5층에서 하기로 하고, 작년에 성경을 배우던 한 남자 집사님도 함께 배우려는 데 어떠냐고 해서 괜찮다고 했다.
전도사는 홍 집사에게 초보라서 다른 곳에서 성경공부를 가르치거나 알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구덩이에 빠진다는 것이다. 또 당장 죽으면 천국에 갈 수 있느냐고 물어봐서 갈 수 있다고 답하자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홍 집사가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른다고 말하자 전도사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예수만 믿으면 천국에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다시 오실 예수님을 깨달아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홍 집사는 그럼 죽은 아내는 천국에 못 갔느냐고 묻자 전도사는 당황하며 아니라며 천국에 갔다고 했다. 아내는 성경을 많이 깨우치지 못했는데 어떻게 갔냐며 말이 다르다고 따졌다. 그날 성경공부는 기분이 상한 상태로 마무리됐다.
그전에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전도사가 사역지가 있을 텐데 월, 수, 금요일 주 3회나 성경공부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교회에서 할일이 있을 것이고, 교인들 심방도 다녀야 할 텐데 성경공부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파악했는지 한번은 자신이 무료로 성경공부를 가르치니 다른 사람들이 신천지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며 먼저 말을 꺼냈다. 성경공부중에는 다른 사람들이 홍 집사의 반응에만 관심을 갖는 느낌도 받았다. 성경공부 장소도 칸칸이 몇 명씩 성경공부를 하기에 최적화된 장소였다. 여러 방이 있는 장소였는데, 옆방에도 성경공부를 하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신천지 성경공부 장소인 복음방이었던 것이다.
신천지 탄로, 그리고 또 신천지 홍 집사는 집에 가면서 성경공부 관련된 사람들의 연락처를 모두 삭제했다. 다시는 성경공부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다음 날 오전 출근을 하면서 ‘신천지 성경공부 특징’을 검색했다.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홍 집사가 겪은 것과 똑같은 내용이었다. 우연한 만남, 성경공부로 유도, 성경공부를 다른 곳에 알리지 말라고 말한 내용, 요한복음 1장 1절 해석, 씨 비유풀이 등 홍 집사가 경험한 것과 동일했다. 홍 집사는 속았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다. 아내를 떠나보내고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외로운 생활을 그만하고 싶은 마음에 좋은 만남을 원했던 그였다. 신천지는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 자신들의 목표인 신천지 신도를 만드는 데에만 집중했던 것이다.
홍 집사는 최씨에게 “그만 만나자, 우리는 아닌 것 같다. 좋은 사람 만나라”고 문자를 보냈다. 신천지라며 따지면서 왈가왈부하기 싫었다. 깔끔하게 끝내고 싶었다. 그런데 최씨는 “영혼을 좋은 곳으로 인도하려고 했는데 거절한다”, “남자인줄 알았는데 약속을 못 지킨다”는 등 홍 집사의 속을 긁었다. 그래도 참고 답하지 않았다. 이렇게 신천지와의 인연은 끝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홍 집사에게 신천지가 또 접근했다. 홍 집사 사업장에 점심시간 후 60대의 한 할머니가 홍 집사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집사님이세요? 누군가가 기도하고 있을 거예요”라고 말을 건넸다. 어떻게 아시냐고 되물었더니 “은사가 있어서 보면 안다”고 답했다. 신천지가 다른 방법으로 또 접근한 것이다. 홍 집사의 마음을 돌이키려고 했지만, 홍 집사는 이미 신천지의 전략임을 알고 신천지 신도들과의 연락을 끊었다.
신천지 후유증 그 일이 있은 후 한두 주 정도는 사업장에 손님들이 오면 신천지가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들의 행동, 말 등을 보면서 신천지일 수도 있다고 생각 한 것이다. 한번은 손님이 와서 물건이 있냐고 물어봤는데, 홍 집사는 그 손님을 의심하고 무작정 없다고 답했다. 그 손님이 아는 사람 소개로 온 것을 알게된 후에야 안심하고 거래를 했다. 신천지로 오해해서 돌려보내려고 했던 것이다. 나중에 오해가 풀리긴 했지만 홍 집사는 항상 긴장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다. ‘집으로 찾아오면 어떡하지’, ‘교회도 알고 있는데 찾아오지는 않을까?’, ‘사업장 위치도 아는데 오는 건 아닐까?’ 홍 집사의 머릿속에 걱정이 가득했다. 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전화를 받기도 겁이 났다.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다. 홍 집사는 나중에 여성을 만나더라도 가족관계증명서, 교적부를 교환하고 싶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카페에서 여전히 활동하는 신천지 주의 요망 홍 집사는 재혼 등의 만남을 위해 카페를 찾는 사람들에게 경험자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홍 집사는 만남 카페를 통해 좋은 사람을 만나기 원하는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부탁을 했다. 기도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성경공부를 유도하는 선교사, 목사, 전도사, 은사가 있다는 사람의 접근은 반드시 의심해 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의심이 된다면 교단, 교회 등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상대방이 청량리에 작은 교회에 출석한다는 말만 듣고 그냥 넘어간 것이 실수였다고 고백했다. 여성을 만나게 된 카페에도 자신의 경험을 남겼다. 신천지 신도들의 카페에서 활동하고 있고, 성경공부를 유도하는 것을 조심하라는 경험담이었다.
지나고 보니 홍 집사는 좋은 만남을 위해 연락을 하고 만남을 하게 됐지만, 정작 둘이 따로 만난 것은 두 번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성경공부를 위한 만남이었다. 그 두 번조차도 대화의 대부분이 성경 이야기였다. 만남의 목적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외로움에 만남이 간절한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포교하는 신천지의 전략은 단순히 교묘함을 떠나 사람의 마음을 농락하는 악한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