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교회가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탈퇴자들의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하나님의교회가 제기한 여러 소송에서 법원은 교리서와 내부 자료 등을 직접 검토했고, 실제로 이들이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1988년과 1999년, 번복되는 종말의 날1988년 종말론은 하나님의교회 창시자 안상홍의 주장으로부터 비롯됐다. 하나님의교회는 안상홍의 주장을 토대로 “1988년은 세상종말”이라는 내용의 유인물을 제작하기도 했다. 2014년 하대연(하나님의교회 피해대책전국연합)에 대해 제기한 소송에서 수원지법은 이 사실을 판결문에 적시했다.
1988년 종말론은 안상홍의 사역 기간과 다윗왕의 예언을 연결하는 교리가 바탕에 있었다. 안상홍의 저서 『신랑이 더디 오므로 다 졸며 잘새?』에는 ‘이스라엘의 회복’을 1948년으로 설정하고, 여기에 이스라엘에서 ‘한 세대’로 치는 40년이라는 숫자를 더해 1988년이 바로 종말이라는 주장이 등장한다. 하나님의교회는 이를 토대로 종말을 강조하는 전도 활동을 벌였지만, 예고한 종말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후 종말의 시점은 다시 다른 연도로 옮겨갔다.
1999년에는 당시 사회적 관심이 컸던 Y2K 문제(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면서 컴퓨터가 대규모 연산오류를 일으켜 재앙이 도래할 것이라는설)가 종말론과 결합됐다. 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하나님의교회는 신도들에게 2000년 1월 1일 Y2K로 세계가 종말을 맞을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전달하고 비상물품을 준비하도록 했다. 일부 신도들은 청계천과 남대문 등에서 생필품을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하나님의교회 측은 일반적인 Y2K 대비였다고 주장했지만, 교단이 발행한 정기간행물 「십사만사천」 등에서도 2000년을 앞둔 재앙을 언급한 내용이 확인됐다. 1988년 종말론이 지나간 뒤에도 특정한 시점을 종말과 연결하는 주장이 계속된 것이다.2012년, 다시 제시된 종말의 시점2012년 역시 중요한 연도로 등장한다. 『신랑이 더디 오므로 다 졸며 잘새?』에는 2012년을 ‘마지막 끝날’과 연결하는 취지의 내용이 기록돼 있다. 안식교의 시한부 종말론 교리를 인용해 예수가 서기 1844년 하늘 지성소에 들어가 168년 만에 하늘성전을 완공한다는 내용이다. 서기 1844년 7월 10일 대속죄일에 168년을 더하면 서기 2012년이 되므로 이때가 끝날이 된다는 것이다.
전 하나님의교회 LA지부 담임 강정욱 목사는 하나님의교회에서 활동하던 시절, 총회장이 2012년 종말과 관련된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당시 설교에서는 “1988년부터 더디 오시고, 2012년부터 감해서 더디 오는 기간 12년, 감해주시는 기간 12년, 각각 12년씩하면 2000년은 분명한 종말의 해”라는 것이다.1)
이러한 자료들은 하나님의교회가 「국민일보」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주요 쟁점이 됐다. 하나님의교회는 자신들을 시한부 종말론 집단으로 보도한 것이 허위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항소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에서는 1988년, 1999년, 2012년을 종말의 시점으로 제시했다는 사실이 인정됐으며, 대법원에서도 원심 판단이 유지됐다.「현대종교」를 상대로 한 소송하나님의교회가 시한부 종말론을 둘러싸고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은 「국민일보」만이 아니었다. 본지 발행인 탁지원 소장을 상대로도 관련 내용에 대한 법적 다툼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도 1988년 종말을 주장하는 전도서와 1999년 Y2K·지구멸망과 관련한 자료 등이 다뤄졌다. 특히 2006년 대법원 판결에서는 하나님의교회가 1988년 종말을 주장하는 전도서를 제작했고, 1999년 Y2K와 지구멸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는 내용 등이 판단의 대상이 됐다. 하나님의교회의 시한부 종말론을 비판한 자료가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하나님의교회의 시한부 종말론은 단순히 빗나간 예언으로 끝나지 않았다. 하나님의교회 관련 소송 과정에서 1988년과 1999년, 2012년을 종말과 연결한 사실이 인정됐고, 당시 일부 신도들이 종말에 대한 불안 속에서 가출하거나 이혼하는 등 가정불화를 겪었다는 주장도 법적 판단의 대상이 됐다. 특히 대법원은 시한부 종말론이 신도들에게 불안감을 일으킬 수 있고, 이러한 불안감과 헌금·재산헌납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종말을 특정한 교리가 신도들의 삶과 가정, 재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예언이 반복해서 빗나갔음에도 새로운 해석으로 신도들을 붙잡는다면, 과거의 피해가 되풀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