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한 직장동료가 자기 교회 주일예배에 한 번만 참석해 달라며 통사정을 했 다. 다름 아닌 총동원주일인데 누구라도 한 명 교회에 데려가야 체면이 구겨지 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귓속말로“상품권 3만 원짜리도 공짜로 줘. 한 시간만 앉아 있으 면 돼.”라며 웃었다. 어느새 하나님 앞에 예배드리는 것이 종교생활의 하나로, 취미생활의 일부가 된 것은 아닌가.“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는 말씀은 구약의 케케묵은 소 리인가. 교회들이 경쟁하고 있다. 교회 건너편에 교회가 있고, 같은 상가 안에도 교회가 함께 있 다. 아이들은 행사가 있고 선물을 주는 교회를 골라 다니고, 여느 교회 전도사는 다른 교회 에 앉아 있는 자기 교회 아이들을 데려오기도 한다. 어른들도 교회 등록은 하지 않은 채 갈 매기처럼 떠돌며 영적 허기로 말라간다. 소속도 없고 정체도 불분명하다. 정착하지 못한 사람들의 행렬은 도시 속에서 유령처럼 헤맨다. 교회에는 매주 새로운 이들이 파도처럼 밀 려왔다 빠져나간다. 신도 수와 건물외양이 교회의 가치를 규정해 작은 교회나 농어촌 교회 는 위축되고, 대형 교회는 동경의 대상이 됐다. 교회성장에 급한 한국 교회는 세상의 방법 들을 도입해 각종 상품권과 선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려 한다. 예수님의 피로 세워진 교 회의 본질은 훼손되었고, 교회가 되레 세상을 닮아간다. 교회는 무성한데 사람들 사이에는 막힌 담이 생기고, 그리스도의 화평은 희미해져 간다.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진심으로 서로 를 대하는 사람은 얼마 없는 공사장 같은 교회에서는 오늘도 건조한 찬송 소리가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