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바람이 밀려오는 어촌의 오후는 나른하기만 했다. 녹색 바다에는 굴 양식장에서 밀려온 하얀 스티로폼 조각들이 둥둥 떠 있었다. 바닷물이 밀려나가고 몸이 드러난 갯벌에는 파도를 따라 온 난잡한 쓰레기들이 흩어져 있었고, 글씨가 지워진 빛바랜 과자 봉지 위로 꽃게들이 기어 다녔다. 돌에 붙어있는 굴로 오후의 간식을 해결하던 나는 바지를 동동 걷고 갯벌을 휘저었다. 깨진 유리병 조각에 다리가 긁힌 줄도 모르고 갯벌을 누비다가 바닷물에 살이 따끔거릴 때야 나는 울상을 짓고 벗어놓은 신발을 찾아 헤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