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은 죄가 아니라 진리이다.”-도스토예프스키
영등포역 2층, 노숙인들과 차마 옷이 닿을까 몸을 사리다 대합실을 어슬렁거리던 한 노숙인과 부딪쳤다. 젠장, 더럽다. 지저분하다. 숨길 수 없는 감정은 표정으로 이 미 드러난다. 부딪친 소매 부분을 싹싹 털어낸다. 역겨운 토사물 냄새가 치밀어오른다. 소 매에 냄새가 배인 것 같아 찌푸려진 얼굴에 경멸이 드러났다.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는 노 숙인들로 영등포역은 쓰러기 더미다. 역내를 배회하며 구걸하거나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 습들은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저녁 무렵, 의자에 웅크리고 누워있는 노숙인 곁으로 인천행 지하철이 달린다. 퇴근 길 사람들은 그 모멸의 눈으로 훑고 열차에 오른다. 더 이상 그들은 가엾지도 않다. 그저 살아 만 있는 무관한 존재로 여길 뿐이다. “그들 스스로가 노숙을 선택했을 뿐이다. 노숙인들은 그 생활을 즐기고 있을지 모른다. 그들은 게으르고 거칠다. 그들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는 없다”라는 소리 없는 아우성 속에 노숙인들의 터벅거리는 걸음이 공허한 영등포 대합실을 채운다.
이 기사는 현대종교 2009년 2월호의 일부입니다.기사의 전문은 유료회원 가입 후 PDF 파일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