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돈 되는 일을 할 때 돈이 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학전 대표 김민기가 그러했다. 그간 수많은 배우나 가수 등을 양산해 냈고, 누가 뭐라 해도 아이들을 위한 공연만큼은 멈추지 않았던 소극장 학전, 그 공간이 이제 3월이면 문을 닫는다. 아쉬움이 작지 않다. 남아야 할 것들은 사라지고, 사라져야 할 것들만 남아 있다.학전1991년에 문을 연 학전, 어려웠던 시대에 청년과 공동체 문화의 한 줄기 빛 같은 공간이었다. 그런데 그곳이 김민기 대표의 암 투병과 적자 등의 이유로 곧 사라진다고 한다. 그 상황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을 것 같아 겸사 소개하며 여러 이야기를 담고자 했는데 얼마 전 유명 TV 프로그램에 소개되었기에 조금 머쓱하나 더 많은 이들의 공유를 기대하며 글을 이어간다. 아무튼 오래전에 지인 소개로 김민기 대표와 교제했던 기억도 있고, 그 공간에서 무려 1000회나 공연을 했던 가수 고 김광석과도 안면이 있어서 그런지 남 일 같지 않다.<한겨레> 논설위원 권태호는 “학전을 추억 삼은 우리가 그 공간이 없어진다고 하니 이제사 돌아본다. 야속할 법도 하건만 김민기는 가타부타 말이 없다. 누군가는 ‘돈 안 되는 일’을 해야 한다. 그 일을 김민기가 해줘 염치없이 고맙다”라고 말했다.공간이 사라지기 전날까지 학전 출신 배우와 가수들이 마지막 무대를 갖는다. 공연의 이름은 ‘학전 어게인’. 최근에 가본 적은 없으나 그곳이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바람과 더불어 같은 소망이 여러 곳에서 모이고 있으니 언젠간 더 멋지게, 그리고 더 많은 곳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 믿는다.세상의 공간 하나도 이리 소중하건만 종교계, 특히 기독교계에서는 그 같은 공간이나 사람들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시간이 흘러도 감동과 은혜는 예전만 못하지 싶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돈은 안 되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일들, 그러나 꼭 필요한 일들을 일궈가는 ‘누군가들이’ 좀 더 많아질 수 있었으면 한다.서른 번째, 또다시 2월본지에게도 앞서 언급한 일이 아직 멀게만 느껴지나 그래도 고 탁 소장은 그리 살고자 애썼지 않았나 싶다. 이단 이야기는 차치하고라도 가난과 아픔으로, 장애와 이단 피해로 외롭고 힘들게 살던 이들과 함께했던 그가 간절하게 떠오르는 ‘또다시 2월’이다. 이번을 끝으로 이제 더는 햇수 등을 말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니 이번 탁 소장의 서거 30주기를, 그의 삶과 사역을 반드시 기억해줬으면 한다. ‘학전’처럼, 탁 소장으로부터 이어진 이단 대처 사역의 ‘장場’이 사라지고 난 후에야 그제사 돌아보지 않길 바람도 물론이다.작년 이맘때쯤 쓴 칼럼이 마치 지난주에 쓴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한 해가 훌쩍 지나버렸다. 선친의 30주기 관련 글을 쓰다가 갑작스레 작년 2월호 칼럼을 접하며 한 번쯤 더 나눠도 좋겠다 싶어 다시 요약, 정리해봤다.여태껏 가족 모임 때와 집회 때 하나님 나라에서 선친을 다시 만날 소망을 말해왔으나 그에 반하는 삶이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이따금 가족들을 먼저 떠나보낸 이들을 만날 때면 간절한 맘으로 위로한다고는 하나 스스로 그렇게 살 질 못하는데 그것이 위로가 맞는 건가 싶기도 하다. 일반적인 신앙의 삶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가 사역자라고 앞에 서 있는 것이 그래서 늘 못마땅하고 부끄러웠다. 그러나 29번째 2월을 보내며 한 가지 약속할 수 있는 것은 30주기가 되는 내년까지만 부끄러웠으면 하며, 이후 필자와 본지의 행보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이단과 싸움에서는 좀 더 당차게, 그리고 피해자들을 섬김에 있어서는 애타는 마음으로 더욱 잘 풀고자 하는 다짐 위에, 다짐을 더해 본다. 아울러 복수도, 용서도 조금 수준 높게 하나님의 방법들로 이뤄가며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이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변함없이 조금씩 성장하고 성숙하게 될 현대종교를 여전히 지지하고 응원해주길 바란다.누군가 말했다. 어린 시절 예수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온몸으로 그를 받아들였으나 청년이 되고, 그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예수를 따라 사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오로지 남을 섬기다가 쓸쓸히 떠나가기엔 내 속에 내가 너무 많다는 고백은 이 시대에 많은 이들의 고백이 되고 있다. 그처럼 현대종교와 이단에 대해서도 처음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는 정말이지 무서운 것이 하나도 없었으나 사역을 이어가면서 조금씩 보게 되고 알게 되는 것들로 인해 이 일이 얼마나 무섭고 어려운 일인지를 깨닫게 되었다.나의 허물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하나의 이유는 이단은 차치하고서라도 가장 정직하고 선해야 할 것들이, 가장 추악하고 더러운 면모로 살아가는 내부의 적들을 참 많이도 봐왔기 때문이다. 여전히 가짜는 진짜 같은 열심으로 우리를 넘어뜨리려 애쓰고 있지만 혹여 진짜는 가짜같이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깊다. 그러기에 이단 문제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건강함과 갱신의 문제에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혔던, 그리고 늘 찬찬히 예수께 다가가고자 애썼던 선친이 더 그리운 건지도 모르겠다. 해마다 2월만 되면.그간 숫자로 기념하고 숫자로 표현해냈던 글이 많았더랬다. 그러나 29번 째든, 30번째이든 간에 중요한 것은 햇수가 아니라 정작 우리가 꼭 알고, 믿어야 하는 것들을 통해 오롯이 삶과 사역에 더욱 충실해야 하는 것이지 싶다. 드러난 것보다 감춰진 본질과 내용에 더 간절해지길 바라며, 그렇게 수많이 다가올 이 시기를 넘어서는 계기도 마련되었으면 한다.생각해 보면 선친과 본지의 일도 그러하지 않나 싶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돈을 위해서 하는 일은 아니나 돈이 너무도 필요하고, 아울러 돈이 되지 않는 일이나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본지의 일이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일로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세상의 것보다 하나님 나라의 것을 욕심내며 살았던 고 탁명환 소장의 30주기를 맞으며, 여전히 만감이 교차하나 그래도 함께 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에 이젠 아픔보다 기쁨이 크다.-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