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만희 ‘정부 방역 활동 방해’ 혐의 재판 앞두고 방역 봉사 공격적으로 이어가는 신천지
■ 「천지일보」, “전국 교회발 코로나바이러스” 운운하며 신천지 옹호
■ 신천지 방역 봉사 이만희 감형에 영향 미칠 수 있어

최근 들어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대표 이만희)의 봉사활동이 도드라지게 늘었다. 연중행사로 치부하기엔 공격적이다. 코로나 방역 봉사는 물론이고 벽화 그리기, 혈장 공여, 식사 대접, 잡초 제거 등 다양한 명목의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신천지의 봉사활동엔 항상 검은 속내가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미지 개선, 내부 통제 등 필요에 맞게 봉사활동을 이용해왔다. 목적이 이끄는 신천지의 봉사. 이번엔 어떤 이유일까.
 

▲벽화그리기 봉사를 실시하고 있는 신천지자원봉사단 (출처: 「메트로신문」)

‘코로나 신천지’ 꼬리표 지우고 싶어

정답은 신천지가 봉사활동 때마다 내세우는 키워드 속에 있었다. 신천지는 최근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그 사례를 홍보할 때마다 ‘방역’과 ‘코로나19’라는 키워드를 삽입했다. 혈장 공여, 방역과 같이 코로나19와 직결된 봉사는 물론이고 ▲식사 대접 ▲벽화 그리기 ▲잡초 제거 등의 활동에도 코로나19와 방역을 연결 지었다. 신천지 언론으로 알려진 「천지일보」의 기사를 살펴보면 쉽게 파악된다. 지난 7월 20일 실시한 중복 맞이 삼계탕 나눔 봉사의 경우, 기사 말미에 “신천지자원봉사단 전주지부는 버스 승강장 방역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벽화 봉사 기사에서도 “코로나19로 봉사를 이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고 날씨도 매우 더웠지만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봉사에 임했다”는 관계자의 코멘트를 삽입했다. 저들의 봉사활동과 그 내용이 언론을 통해 홍보되는 것을 살펴볼 때 신천지는 “코로나 확산의 주범”이라는 수식어를 지우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기성교회로 인해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하는 「천지일보」

“K방역 모델 된 신천지”, “전국 교회발 코로나바이러스”
물타기 프레임 씌우기 들어간 「천지일보」

「천지일보」가 생산한 한 기사를 살펴보면 신천지의 검은 속내는 명확해진다. 「천지일보」는 지난해 말 “K방역 모델 된 신천지… 4월 이후 확진 ‘0명’ 혈장 공여 ‘3741명’ 신천지의 ‘반전’”이란 제하의 기사를 작성했다. 기사 머리에는 “전국 교회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 초(2020년) 확진자가 급증했던 신천지 대구교회에서는 4월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눈길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반대로 기성교회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천지일보」는 슈퍼 전파자로 알려진 대구 신천지 신도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이만희가 “모든 활동을 중단시키고, 신도들의 건강부터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만희의 지시로 신천지 대구교회가 혈장 공여자를 모집해 3차에 걸쳐 단체 혈장 공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슈퍼 전파자 사건 당시 사회적으로 지탄받았던, ▲신도 명단 누락 보고 ▲신천지 예배 사실을 숨기고 정상 근무한 공무원 ▲코로나19 전수조사 거부 ▲확진 판정 후 생활 치료센터 입소 거부 등의 사건에 대해선 구체적인 사과가 없었다. 오로지 자원봉사를 실시하는 현재를 강조해 이미지 개선과, ‘신천지 코로나’라는 꼬리표를 자르려는 효과를 얻으려 했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사과의 뜻으로 절하는 이만희 (출처: KBS)

결국엔 이만희 재판 영향 주기 위한 목적

그렇다면 신천지는 이미지 개선만을 위해 봉사활동을 이어온 것일까. 이 의문은 신천지 대표 이만희의 처지를 헤아려보면 쉽게 풀린다. 현재 이만희는 정부 방역 활동 방해 및 교회 자금 횡령 혐의로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1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방역 활동을 방해한 혐의는 무죄, 그 외 교회 자금 횡령 혐의 등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만희는 2심 재판부에 무죄 선고를 요청했고, 검찰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 입증을 위한 증인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모두가 유무죄를 입증하는데 주력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할 때 신천지의 방역 관련 봉사는 결국 무죄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이만희 역시 지난 결심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이번 사태를 빨리 해결하지 못해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그러한 마음으로 혈장 공여를 하는 등 방역 활동에 협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현대종교 법률고문을 담당하는 김혜진 변호사(법률상담소 우진 대표)는 신천지의 봉사활동이 “이만희씨의 직접적인 감형 사유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수는 있을듯하다”라고 평가했다. 본지 편집자문위원 박기준 변호사(법무법인 우암) 역시 “정부의 방역 활동 방해 혐의가 유죄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신천지의 자원봉사가 정상참작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천지의 자원봉사가 순수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는 대목이다. 이제는 저들의 생존전략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만희의 재판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자원봉사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이만희의 재판에 모든 신도들이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생의 말년을 수감생활로 마무리하고 싶지 않은 인간 이만희의 간절함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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