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의교회 건축 부지 인근 대단지 아파트, 초·중·고등학교 밀집
■ 릴레이 시위 및 거리 행진 통해 건축 반대 의사 명확히 하는 지역 주민들
■ 관저동 하나님의교회 건축 저지 관저주민 비상대책위원회, 건축 허가 백지화가 최종 목표

대전 서구 아파트 단지와 학교가 밀집한 지역에 하나님의교회 건축이 승인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반발에 나섰다. 주민들은 ▲시한부종말론 주장 ▲낙태 강요 ▲이혼 조장 등의 문제가 있는 반사회적인 단체인데도, 주민들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은 관할 관청에 대해 분노했다.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민원과 함께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님의교회 건축 예정 부지 인근에서 입주 반대 시위를 하는 주민들

인구 밀집 지역에 건축 허가 받은 하나님의교회

하나님의교회는 대전 서구 관저동 1576번지 일원 종교부지 3058㎡(약 920여평)에 건축을 계획했다. 지난 2019년 6월경 29억 567만 원에 토지를 구매해 2020년 2월 6일 소유권 이전을 마쳤다. 지난해 9월 건축 허가를 받은 뒤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1월 4일 공사에 들어갔다. 문제는 하나님의교회가 건축을 시도하려는 부지 인근엔 390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고, 6개가 넘는 초·중·고교가 밀집되어 있다. 청장년은 물론이고 초등학생까지 미혹하는 단체인 만큼, 주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한 주민의 제보에 따르면, 건축 승인 이후 하나님의교회 추정 신도가 초등학생들에게 다가가 사탕을 주며 포교를 시도했다. 때로는 아파트 로비에 출입하는 학생에게 “목이 마르다”는 핑계로 함께 들어와 지역 주민에게 접촉했다.
 

▲지역 주민들에게 하나님의교회 입주 사실을 알리는 “관저동 하나님의교회 건축 저지 관저주민 비상대책위원회”

지역주민들 반발 ··· 국민 청원에도 호소

하나님의교회 건축 허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지역 주민들은 ‘관저동 하나님의교회 건축 저지 관저주민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임지혜, 비대위)를 꾸리고 머리를 맞댔다. 비대위는 지난 1월 22일을 기점으로 건축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29일부터는 관할 관청인 대전 서구청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임지혜 비대위 위원장은 “국내 주류 개신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하고, 무리한 포교활동으로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는 종교를 공론화 없이 허가해 준 서구청에 구민의 반대 목소리를 전달하는 게 집회의 목적”이라며 “건축허가를 백지화할 때까지 서구청과 관저동 일대에서 거리 행진을 펼쳐 이단사이비종교로부터 관저동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활용했다. ‘이단교회 건축허가 막아주세요’라는 제하의 글을 올려 보다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주민들은 국민청원을 통해 “이단들로 인한 피해는 우리 국민 모두 코로나 사태로 겪어봤다. 본인들끼리 예배드리는 것이 아니고 정부 정책에도 불응하는 집단이다. 아파트 바로 앞에 이단 교회 건축이라니 잠이 오지 않는다. 이단 교회 건축을 막아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거리행진 시위를 통해 하나님의교회 건축 반대 의사를 전하는 주민들

대전 서구청, “법률적 문제없다”
끝장 시위 이어가는 주민들

대전 서구청은 “종교용지에 맞는 시설로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서구청은 “특정 종교에 대해 건축허가를 불허해야 한다는 주장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며 “해당 시설은 주민공청회나 사전예고제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주민들이 주장하는 이단과 관련해 주민들이 이단으로 입은 피해를 입증할 만한 자료도 없다”고 설명했다.

구청의 냉랭한 반응에도 지역 주민들은 굴하지 않았다. 비대위는 시위를 통해 계속해서 반대 의사를 전했다. 매주 수요일 서구청 앞에서 시위를 이어갔고, 토요일엔 공사 부지 현장을 한 바퀴 도는 방식으로 타협 없는 마음을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건축 반대 서명을 받으며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건축 허가를 막아내고자 하는 지역 주민들의 노력에 작은 결실도 있었다. 서구청장과 면담을 진행했고, 민원 조율이 이루어지기까지 공사를 잠정 중단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건축 승인이 철회된 것은 아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주민들의 마음은 타들어 가고 있다. ‘관저동 하나님의교회 건축 저지 관저주민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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