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몬교(공식명칭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가 전 세계에 성전을 마련해 거점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건축하고 있다. 성전은 단순히 예배를 드리는 장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몰몬교의 구원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전 세계 성전 분포도
 

▲몰몬교 전 세계 교회 및 신도 통계 (출처: 몰몬교 홈페이지)

 

몰몬교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 세계 신도 수는 2019년 현재 1656만 5036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북아메리카에 941만 9307명, 남아메리카에 417만 8375명, 유럽에 49만 7436명, 아시아에 123만 515명, 오세아니아에 57만 2895명, 아프리카에 66만 6508명이다. 몰몬교는 신도 수에 따라 지어지는 건물에 차등을 둔다. 몰몬교 의식을 행하는 성전(Temple)이 있으며, 스테이크(stakes)는 2000~8000명, 더 작은 단위인 와드(wards)는 200~800명이 있을 때 세워지는 조직이다. 와드보다 더 작은 단위인 브랜치(branches)도 있다.

몰몬교의 성전은 1980년대 17곳에 불과했으나 2000년이 넘어가면서 100곳을 넘어섰다. 현재 전 세계에 167곳이 지어져 있으며, 그중 110곳의 성전이 북아메리카에 집중되어 있다. 몰몬교의 시작이 미국 중서부라는 것에 성전의 쏠림 현상이 이해가 되면서도 지나치게 집중된 느낌이다. 남아메리카에는 21곳, 유럽에는 14곳, 아시아에는 8곳, 오세아니아에는 10곳, 아프리카에 4곳이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성전, 건축 중이거나 내부 수리 중인 성전, 건축을 예정하고 있는 성전을 모두 합하면 265곳이다.

와드와 브랜치를 합한 곳은 집회소라고 부르는데, 전 세계에 3만 940곳이 있다. 북아메리카에 1만 8256곳, 남아메리카에 5570곳, 유럽에 1374곳, 아시아 2130곳, 오세아니아에 1283곳, 아프리카에 2327곳이 있다. 한편, 아시아에 8곳 성전 중에 1곳이 1985년 서울에 건립되었으며,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로 7길 21에 위치해 있다. 또 국내에 스테이크는 10곳, 와드는 61곳, 브랜치는 40곳이 있다.

몰몬교 성전의 의미
 

▲몰몬교 서울 성전 (출처: 몰몬교 서울 성전 홈페이지)

 

몰몬교는 기성교회와는 다르게 성전의 의미가 특별하다. 예배의 장소가 아닌 의식을 행하는 곳이다. 몰몬교는 성전은 세상과는 구별된 곳이라며 거룩한 장소에 대한 의미를 크게 부여한다. 성전에서 거행된 예식만이 유효하고, 성전에서의 예식을 통해 이루어진 결혼을 통해서만 사후에도 영원히 지속되는 ‘영원한 가정(Eternal Family)’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¹⁾ 몰몬교는 성전 건축의 목적에 대해 “영원한 삶을 준비하는 구원의 의식에 참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성전이 준공된 후 헌납식 전에 지역 주민들과 일반인들에게 성전의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헌납식 이후에는 성전에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성전 추천서’라는 증명서가 있어야 입장이 가능하다. ‘성전 추천서’는 지도자가 성전에 들어가기 합당하다고 판단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며, 만 12세 이상이면 ‘성전 추천서’를 받을 수 있다. 이 성전 추천서 카드를 성전 내에 있는 ‘성전 추천서 확인대’에서 봉사자들에게 보여주어야 성전에 들어갈 수 있다. 성전 추천서를 받기 위해 지도자들이 하는 접견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영원하신 하나님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성신에 대한 신앙과 간증이 있습니까?
2.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에 대한 간증과 그분이 형제님/자매님의 구주와 구속주라는 것에 대한 간증이 있습니까?
3.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회복되었다는 간증이 있습니까?
4.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의 회장을 선지자, 선견자, 계시자로 지지하며, 그분만이 이 지상에서 모든 신권의 열쇠들을 행사하도록 권세를 부여받았다는 사실을 지지하십니까? 제일회장단과 십이사도 정원회의 회원들을 선지자, 선견자, 계시자로 지지하십니까? 교회의 다른 총관리 역원들과 현지 지도자들을 지지하십니까?
5. 주님께서는 모든 것이 그분 앞에서 “청결한 가운데 행”해져야(교리와 성약 42:41)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생각과 행동에 있어서 도덕적으로 청결하기 위해 힘을 다해 노력하십니까? 순결의 법에 순종하십니까?
6. 형제님/자매님은 개인적으로나 공개적으로 가족과 다른 이들을 대할 때 예수 그리스도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행동하십니까?
7.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의 것에 어긋나는 가르침이나 행위 또는 교리를 지지하거나 장려하십니까?
8. 가정과 교회에서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고, 해당되는 모임에 참석하며, 성찬을 위해 준비하고 합당하게 성찬을 취하며, 복음의 율법과 계명에 일치하는 생활을 하기 위해 힘을 다해 노력하십니까?
9. 모든 일에서 정직하고자 힘을 다해 노력하십니까?
10. 온전한 십일조를 내십니까?
11. 지혜의 말씀을 이해하고 순종하십니까?
12. 이전의 배우자나 자녀들에 대해 재정상의 의무나 혹은 다른 의무가 있습니까? 만일 그렇다면 현재 그러한 의무를 다하고 계십니까?
13. 엔다우먼트 의식에서 가르침을 받은 대로 성전 가먼트를 착용하는 것을 포함하여 성전에서 맺은 성약을 지키십니까?
14. 회개의 일환으로 자신의 삶에서 신권 역원과 해결해야 하는 심각한 죄가 있습니까?
15. 자신이 주님의 집에 들어가 성전 의식을 받기에 합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몰몬교 성전의 의식
 

▲몰몬교 의복인 성전 로브(좌)와 가번트(우) (출처: 몰몬교 홈페이지)

 

성전에서는 여러 가지 의식을 치른다. 신도들은 성전 의식에 참여하기 위해 순결을 상징하는 흰옷으로 갈아입는다. 몰몬교는 ‘성전 로브’라는 성전 내부에서 입는 옷이 있고, 의식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평상복 속에 가먼트’를 입는데, 속옷과 비슷하게 생겼다.
 

▲죽은 조상을 위해 침례를 진행하는 침례탕 (출처: 몰몬교 홈페이지)

 

성전 내부 침례실에 가면 12지파를 상징하는 12마리의 황소가 침례탕을 등으로 떠받치고 있다. 성전의 침례탕에는 죽은 조상을 위한 대리 침례 의식을 하는 곳이다.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침례는 성전이 아닌 지역 집회소에서 행해진다.) 죽은 조상을 위한 침례는 조상들에게 영의 세계에서 그 의식을 받아들이거나 거절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몰몬교에는 성약을 맺는 엔다우먼트 의식이 있다. 엔다우먼트는 성인에게 베푸는 의식으로 “성스러운 가르침을 받고 자신의 약속을 존중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빛과 권능의 선물”이라는 의미다. 이 의식의 경우, 남녀 각자가 갱의실(탈의실)로 이동해 흰색 성전복으로 갈아입은 후 하나님과 하는 성스러운 약속인 성약(순종, 희생, 복음, 순결, 헌납의 법)을 맺는 의식이다. 엔다우먼트는 두 부분으로 나눠 받게 되는데, 먼저 ‘예비 의식’을 개별적으로 받고, 다음에 참석한 사람들과 그룹으로 나머지 부분을 받는다. 창조, 타락, 속죄, 배도, 회복, 구원의 계획 등의 내용으로, 영상 또는 성전 의식 집행자를 통해 진행된다.

엔다우먼트의 마지막 순서는 해의 왕국실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곳은 특별한 의식을 행하는 곳은 아니다. ‘하늘 본향’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개인적으로 기도하거나 자신을 돌아본다. 몰몬교는 죽음 이후 믿음, 순종에 따라 해의 왕국, 달의 왕국, 별의 왕국으로 간다고 믿는데, 그 중에 가장 높은 영광의 장소가 해의 왕국이다.
 

▲영원한 결혼 의식을 진행하는 성전 인봉실 (출처: 몰몬교 홈페이지)

 

몰몬교는 인봉 의식을 진행한다. 성전의 인봉실은 남녀의 결혼을 진행하는 곳이다. 남녀가 무릎을 꿇고 제단 위에서 손을 잡고 결혼을 약속하면 이 결혼을 성전 인봉이라고 부르며, 자녀가 태어나면 그 가족에 인봉 된다. 이것을 영원한 결혼, 영원한 가족이라고 말하고, 이 가족관계는 죽음 이후 영원히 계속된다고 믿는다.

조상을 위해 대리 인봉 의식을 받을 수도 있다. 성전에서 진행하는 몰몬교의 구체적인 의식은 공개되지 않는다. 의식을 행한 사람에게는 성전 밖에서 논하지 않도록 보안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한국 서울 성전 의식 시간표(좌)와 스테이크별 대리 의식 및 성전 방문 일정표(우) (출처: 몰몬교 서울 성전 홈페이지)

 

한국의 경우 성전이 서울 한 곳에 있어 의식을 행하기 위해 서울, 경기 등 각 지방에서 올라오는 요일을 정해 놓는다. 침례, 예비의식, 엔다우먼트, 인봉, 산 자의 의식 등이 있으며, 서울, 경기, 미군, 전주, 대전, 순천, 광주, 울산, 청주, 강릉, 창원, 부산, 대구 등 각 스테이크에서 성전을 방문해 의식을 행하는 요일과 시간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다.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성전에서 의식을 행하지 않는다.

배타적인 구원관의 상징
 

▲조상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면 찾아주는 프로그램 패밀리트리 (출처: 패밀리서치 홈페이지)

 

몰몬교에서 성전은 가장 높은 구원 의식을 행하는 장소로 여긴다. 침례, 엔다우먼트, 인봉 등 중요한 의식들은 성전에서만 할 수 있다. 이러한 의식은 죽은 조상을 위해 대리로 행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조상들에게 구원의 기회를 주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몰몬교는 조상 구원을 위해 ‘패밀리서치’라는 사이트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조상과 가족을 찾는 이 사이트에는 12억 명이 넘는 조상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로그인 후 개인별 번호를 붙여 조상의 가계도와 연결할 수 있다. 이 또한 죽은 조상을 위해 대리 의식을 치르기 위함이다.

몰몬교에서 발행한 『구원의 교리Ⅱ』에는 “결국 가장 위대한 사업은 신권과 권능, 특권을 가진 교회의 회원에게 위임되어 있으며 그들이 성전에 들어가 편집된 기록과 신빙성 있는 자료에서 얻은 이름에 대하여 의식을 집행하는 것입니다”라며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계명이요 임무는 우리 자신과 우리의 조상을 위한 성전 사업입니다”라고 밝히고 있다.²⁾ 죽은 조상의 구원을 위한 의식을 행하는 곳이 성전인 것이다.

몰몬교 성전은 단순히 예배를 드리는 장소가 아니다. 성전은 살아 있는 몰몬교 신도들의 구원 의식을 행하는 장소, 죽은 조상의 구원을 위한 거룩한 장소로 여겨진다. 에덴동산, 시내산, 변화산, 성막, 예루살렘성전 등과 비교하며 하나님과 교감할 수 있는 ‘지상에 있는 가장 성스러운 예배의 장소’라고 밝힌다.

몰몬교의 성전은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으며, 신도들의 구원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소다. 몰몬교 성전은 신성한 장소로 구별해 신도들과 조상의 구원을 위해 세운 배타적인 구원관의 산물인 것이다.

1) 탁지일,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몰몬교)의 역사와 교리”, 「현대종교」 (2005.9)
2) 김정수, “몰몬교, 조상찾기 온라인 족보”, 「현대종교」 (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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