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초밥이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이 통일교 전 총재 문선명의 역할이 컸다는 보도가 국내에 쏟아졌다.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11월 7일(현지시간) 부록으로 발행한 매거진에서 “미국 초밥의 비화-어떻게 논란 많은 한국 종교가 회의 제국을 만들었나”라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하면서다. 제목이 흥미로워서일까 「뉴욕타임스」 보도 이후 국내 여러 언론이 인용 보도했고, 한동안 이슈가 되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11월 7일(현지시간) 부록으로 발행한 매거진을 통해 게재한 “미국 초밥의 비화-어떻게 논란 많은 한국 종교가 회의 제국을 만들었나” 기사

「뉴욕타임스」는 문씨가 통일교를 창립해 1970년대 미국으로 진출했고, 당시 문씨를 따랐던 70여 명의 신도 대부분이 일본인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씨가 1980년 통일교 측이 뉴욕 중심부에 소유한 뉴요커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참치의 길”이란 연설을 통해 수산물 유통업을 구체화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문씨는 1000만 달러를 들여 알래스카 어선을 시작으로, 생선 가공·유통 시설을 세웠다. 신도들에겐 종잣돈 100달러씩을 쥐여준 뒤 미국 50개 주로 흩어져 초밥 가게 또는 유통 업체를 차리도록 지시했다. 이후 불시에 미 전역을 돌며 사업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트루월드푸드 홈페이지

그렇게 ‘트루월드푸드’는 미국 내 17개 주와 영국·캐나다·일본·한국·스페인 등에 지부를 뒀다. 횟감뿐 아니라 스시 도구, 장어 소스, 감귤, 찹쌀떡 아이스크림 등 요리사가 필요로 하는 모든 식자재를 유통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2021년 기준,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8300곳이 넘는 고객사에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으며, 일본 자회사가 100만 kg이 넘는 활어를 미국에 수출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연간 수입은 5억 달러(한화 약 6000억 원)에 이른다고 부연했다.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통일교가 기업형 이단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됐다. 통일교는 국내에서 일화는 물론이고 다양한 유관기관을 통해 세력을 확장해온 방식을 해외서도 답습했다. 그 열매가 미국의 ‘트루월드푸드’이며, 이 외에도 「워싱턴타임스」, 뉴요커 호텔, 코네티컷의 브리지포트 대학 등이다.
 

▲재정난으로 32년 만에 문을 닫은 발레학교 키로프 아카데미 (출처: 키로프 아카데미 홈페이지 캡처)

다양한 사업을 확장했지만 끝이 좋지 못한 것도 있다. 1990년 워싱턴 DC에 문선명씨가 설립한 발레학교 키로프 아카데미다. 러시아 스타일의 발레 교육법으로 정상급 무용수들을 육성했다는 평도 있었지만, 2019년 아카데미의 회계업무를 맡았던 직원이 50만 달러(약 18억 원)를 횡령하는 사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후 잠잠한 듯했으나 다가오는 5월 재정난으로 폐교에 들어간다. 총재 문선명 사망 이후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종교단체가 기업에 집착하는 것이 의아할 수 있지만, 통일교는 자신들의 왕국을 건설하는 것을 단체의 핵심 교리로 세우고 있어 그만큼 자금이 필요하다. 통일교는 계속해서 사업에 집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어떤 사업에 뛰어들지, 그것으로 인한 수익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 주시해야 한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문씨와 지도부가 수산물 유통업을 하면서 탈세는 물론이고, 성폭력과 신도 회유 등의 문제로 수사를 받은 점, 가족 내 불화와 소송, 사업과 종교의 유착으로 인한 장단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겉으로는 참가정과 평화를 내세우지만, 이율배반적인 가정불화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종교와 기업을 연계해 세력을 확장하는 통일교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통일교 한·일 해저터널 사업 어디까지 왔나
• 홈플러스에서 만난 통일교 제품
• 트럼프, 통일교 행사서 특별연설
• 통일교 신한국가정연합 강원대에 발전기금 3000만 원 전달
• 남북관계 개선 신호에, 통일교 유관 일신석재 주가 급등
• 통일교 유관기관들의 공생
• 통일교 기업은 통일교 기업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