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표 이만희는 홈페이지 ‘총회장님 말씀’ 통해 신도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런데 정통교회 목회자를 향한 편지글 형식의 메시지도 주기적으로 올라온다. 2023년에만 17회 업로드됐다. 목회자들을 향한 편지 속에 이만희의 숨겨진 셈법은 무엇일까? 이만희 편지의 실질적인 수신자는 목회자들이 아니라, 신천지 내부 신도들로 보인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이만희 총회장(신천지 홈페이지)

 

신천지 내부 교육자료 용도

이만희의 숨겨진 셈법을 살펴보려면 ‘총회장님 말씀’의 목적을 파악해야 한다. 굳이 많은 내용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신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임을 알 수 있다.

이만희는 신도들을 교육하고,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이 코너를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교육을 위해서 정통교회와 신천지의 교리를 비교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만희가 단순히 차이점을 설명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은연 중에 신천지 교리의 우월성을 강조한다.

이만희는 ‘신천지와 개신교가 전쟁을 하는 이유’ 등에서 “신천지도, 개신교도 하나님과 하나님의 책 성경을 기준으로 신앙하는 종교 단체입니다. 한데 왜 서로 싸웁니까?”라고 반문하면서도 정통 기독교는 계시록을 가감했기 때문에 천국에 못 들어간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담고 있다. 결국에는 ‘신천지는 맞고 정통 기독교는 틀리다’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2023년 2월 10일 ‘한국 목사님들께’라는 제목의 서신에서 “지금 지구촌 각국에서는 신천지 계시 말씀을 믿고 교회 간판까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0여 교회가 우리와 MOU를 맺고 후속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의 한국교회는 계시록을 가감하였습니다. 해서 천국에 못 들어갑니다”라고 썼다. 결국에는 신천지만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만희는 자주 그리고 주기적으로 메시지 속에 정통교회와 신천지를 비교하는 내용을 담는다. 신천지 교리의 우위성,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결국에는 정통교회의 무능함을 강조해 신천지를 향한 신도들의 의심을 지우고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함으로 비친다. 코로나19 이후 위축에서 오는 위기감도 엿보인다.

이만희의 피해자 코스프레 용도

편지에 실린 이만희의 논리는 한결같다. 논리를 분석해 보면 정통교회가 계시록을 통달한 자신을 이단으로 정죄하고 죽도록 미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곧 자신이 피해자라는 말이다. 이만희는 목회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지속적으로 정통교회 목회자들이 자신을 핍박한다고 강조한다.

작년 12월 7일 이만희는 ‘한국 개신교 목사님들께’라는 편지를 통해 “왜, 무엇 때문에 그 옛날 예수님을 핍박한 예수살렘 목자들 같이 저를 죽일 정도로 미워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신천지는 정통교회 성도들을 강제로 끌고 온 것이 아니라는 논리를 펼친다.

 

▲한국 개신교 목사들을 향한 이만희의 편지(신천지 홈페이지)

 

그러면서 편지 말미에는 “이 사람 좀 도와주십시오, 우리 다 예수님 안에서 하나 됩시다”라고 도움의 손길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수신자를 목회자에서 신도로 바꿔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신자를 신천지 신도라고 가정하고 읽어보면 이만희는 철저한 피해자가 된다. 신도입장에서는 우리 총회장님은 바른 것을 가르치고 바른길로 인도하고 있는데 정통교회 목회자들이 핍박하고 있다고 이해하게 된다.

편지에서 이만희는 자신이 생활인으로나 신앙인으로서 살아오는 동안 불의나 악행을 행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악당 같은 행동으로 신천지를 압박한다면 창피를 당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띄운다. 이만희는 목회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곳곳에서 정통교회를 악당, 개 등 부정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

이 편지에는 ‘신앙인답게 만나서 대화하자’는 말을 두 번이나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다. 대화하고 화해하려고 하고 있으나 정통교회가 받아들이지 않는 것처럼 포장해 정통교회를 가해자로, 이만희를 피해자로 만드는 장치로 볼 수 있다.

화해의 제스쳐 속에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는 사실은 이틀 후 업로드된 ‘개신교 목사님께’에서 드러난다. 그는 “신천지에게 핍박을 잘하는 개신교 목사님들은 12지파에 등록되지 못했기 때문에 지옥 불 못으로 가겠다”며 “목사님들의 교인들이 극심한 원망을 할 것”이라는 조롱 섞인 메시지를 실었다. “지옥에 들어가는 방법을 가르쳤다”며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이만희는 철저하게 피해자인 척하고 있다. 이만희가 피해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신천지가 정통교회로부터 핍박을 당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내부에서 생기는 의심을 지울 수 있다.

이만희의 편지 행간에는 위기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신천지의 반사회적 행위와 모략 때문에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가 멍들었다. 이 때문에 사회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율배반적인 신천지의 실체와 비윤리적 포교방법의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만희의 편지 속에는 신도들을 단속하고 재교육하는 한편 내부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셈법이 스멀스멀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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