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만 수료자 없어도 10만 명 입장할 수 있는 공간 필요 

■ 코로나 확산의 주범이자 근원지로 인식되던 대구에서 새로운 이미지 메이킹 시도 

■ 이만희 후계자 세워지지 않은 불안한 상황 속 대규모 행사로 내부 결속 목적 

‘신천지 포비아’다. 대구 시민에게 있어 신천지는 악몽으로 남아있다. 2020년 2월 신천지 대구교회가 1차 코로나19 대유행의 근원이 되었고, 그로 인한 후폭풍을 고스란히 대구 시민이 감수했기 때문이다. 더는 대구에 명함을 내밀지 못할 것 같던 신천지가 2022년과 2023년 대구스타디움에서 대규모 수료식을 실시했다. 과정이 순탄했던 것도 아니다. 많은 민원이 있었고 행사 당일 신천지의 폐해를 알리는 시위도 이어졌다. 그런데도 신천지는 대구에서 연이어 수료식을 실시했다. 대구를 고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지만 분명 신천지만의 셈법이 있어 보인다. 

연례행사에 불과
 

▲2023년 11월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수료식을 실시한 신천지 (출처: 「천지일보」)

 

연례행사다. 수료식은 6개월 과정의 신천지식 성경공부를 마친 신도들을 기념하기 위해 실시하는 행사다. 최근 들어 10만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의미를 부여했을 뿐이다. 그전에는 신천지가 편의상 나누어 놓은 전국 12개 지파별로 혹은 인근 지파끼리 묶어서 수료식을 실시하는 등 일 처리에 불과했다. 신천지는 2019년을 기점 해 10만이라는 키워드를 들고나왔다. 자체 추산이지만 2019년 10만 3764명, 2022년 10만 6186명, 2023년 10만 8084명이 수료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기존 신도를 세웠다”, “교육 과정에 있는 사람을 끌어왔다”는 등 허수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행사, 행사를 위한 보여주기에 불과하다. 

여실히 드러난 허수 
 

▲미국 소셜 커뮤니티 Reddit을 통해 2022년 신천지 10만 수료식에 기존 신도가 자리를 채웠다고 밝힌 10만 수료식 스태프

 

집착이다. 2019년 11월 10일 신천지 유관 언론으로 알려진 「천지일보」가 1면을 통해 “사상 유례없는 ‘신천지 10만 수료식’”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소개했다. 당시 행사가 실시된 곳은 일산에 위치한 킨텍스였다. 그러나 킨텍스 관계자는 10만 명을 수용할 수 없고, 수용인원을 잘못 보도한 언론에 항의 후 기사 수정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를 계기로 신천지가 수료생을 부풀렸다는 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10만이라는 숫자에 대한 집착으로 드러난 빈틈이다. 

10만 수료자 없어도 10만 명 입장 가능한 공간 필요 

대안이 없다. 킨텍스 컨벤션센터 사건을 계기로 신천지는 10만 명이 없더라도,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졌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부정적 인식에 사로잡힌 신천지의 경우 대관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2015년 ‘종교통합 만국회의 1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국민체육진흥공단 측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대관을 신청했으나 불가 통보를 받았고, 결국 무단으로 점거했다. 

▲2015년 9월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을 무단으로 점거하고 행사를 실시한 신천지

 

2017년 12월 10일에는 행사명을 허위로 작성하면서까지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을 대관하려 했지만 뒤늦게 사실이 알려지면서 취소됐다. 2018년 역시 “평화만국회의”를 위해 안산 와스타디움을 대관하려 했으나, 집단 민원으로 취소되었다. 2019년에도 부평청소년수련관에서 퇴짜를 맞은 경험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구스타디움의 경우 수용 인원을 최대로 끌어올린다면 10만 명이 가능했기에 신천지에게 있어 대구는 꼭 필요했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도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2020년 3월 서울시가 신천지 사단법인 “새하늘 새땅 증거장막성전 예수선교회”의 설립 허가 취소를 위한 절차를 밟아본 적이 있기에 일찌감치 대구에만 집중했을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확산의 주범 꼬리표 지우고픈 신천지 

지우고 싶다. 신천지가 대구에서 활동하는 것에 있어 반길 시민은 없다. 2020년 코로나 슈퍼 전파자로 불렸던 31번 확진자는 신천지 신도였다. 증상이 있었음에도 사실을 숨기고 신천지 집회에 참석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이때의 충격이 대구 시민에게는 여전히 남아있다. 실제로 대구 시민은 신천지의 대규모 수료식으로 혹시 모를 사건 사고가 생기진 않을까 불안을 호소했다. 신천지 역시 이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런데도 대구를 고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대구’, ‘신천지’, ‘코로나’ 순으로 떠오르는 키워드가 아닌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이사장 겸 편집장 탁지일 교수는 「데일리굿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구는 코로나19를 통해서 전 국민이 신천지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그 신천지가 그 상징적인 현장에서 이 대규모 집회를 엶으로 인해서 대외 홍보를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했던 목적이 그 안에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신도결속 
 

▲10만 수료식을 세 번째 실시했음을 강조하는 신천지 (출처: 천지TV)

 

숙제가 있다. 신천지는 아직 포스트 이만희를 준비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고령에 건강 악화가 노출되고 있는 이만희를 붙잡고 있을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동시에 코로나19를 시작으로 신천지 신도들의 이탈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신천지의 모순과 실체를 모두가 확인했기 때문이다. 신천지 입장에서는 갈수록 줄어드는 교세를 틀어막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신도들이 신천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해서도 안 된다. 웅장함에 압도되어 신천지에 대한 의심이 가려져야 한다. 기존 신도를 채워서라도 10만이라는 숫자를 만들어낸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대구여야 했다. 10만 수료식을 대구에서 준비하면서 굳이라는 의문이 신천지 안에서도 회자되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선택한 것은 밝힐 수 없는 속사정이 있었기 때문으로 예측된다. 이만희의 건강, 갈수록 위축되는 신천지의 교세,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집단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억지스러움을 만들어 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신천지의 입지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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