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의 포교로 신천지 입교
■ 탈퇴 후 회개하는 마음으로 신학 공부 결심
■ 예수님을 다시 사랑할 수 있는 기회에 감사

바이블백신센터 상담간사, 대전도안교회 전도사로 사역 중인 안소영 전도사. 안 전도사는 과거 신천지에 빠져 구역장, 새신자담당팀장, 지역장, 교육부장, 위장교육팀장, 본부담당 치어리더 교관 등 활발한 활동을 한 바 있다. 신천지 신도로서 열심히 활동한 안 전도사는 신천지 탈퇴 후 한국성서대학교에 진학해 신학을 공부했고 수석으로 졸업했다. 안 전도사는 어떤 계기로 탈퇴하고, 어떻게 신학을 공부하게 되었을까? 안소영 전도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기자 / A 안소영 전도사

Q. 언제, 어떻게 신천지에 빠지게 되셨나요?

A. 저는 친구의 포교로 신천지에 입교하게 됐어요. 2011년 12월, 친구가 저에게 “신천지가 진리면 어떻게 할래?”라며 공개적이면서도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어요. 코로나 이전에는 흔하지 않았던 공개 포교 방식이었습니다. 신천지 내부에서도 특이한 경우였어요. 친구를 신천지로부터 구하겠다는 마음에 바로 다음 날 신천지 전도사를 삐딱한 태도로 만났어요. 말씀을 두고 신천지 전도사와 토론을 이어가던 저는 점점 할 말이 없어졌어요. 명확하고도 논리적으로 답하는 신천지 전도사의 모습을 보며 ‘내가 알던 진리가 틀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결국 신천지 전도사와의 설전 끝에 “신천지 교육을 받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이단 사역에 힘쓰는 안소영 전도사 (출처: 대전도안교회, 바이블백신센터)

 

Q. 신천지에 몸담아 계셨던 동안 총 14개의 직분을 맡아 활동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만큼 열심히 활동하셨는데 어떻게 탈퇴를 결심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신천지에 몸담고 있으면서 부모님께 신천지 신도임을 숨기고 생활했어요. 기성교회에 등록해서 다니고 있는 것처럼요. 그러다 우연히 어릴 적 기성교회에서 함께 자랐던 친구를 신천지에서 만나게 되었어요. 친구는 저보다 먼저 구리초대교회를 통해 회심했어요. 그 친구가 부모님과 구리초대교회에 말씀드려 예전에 다니던 기성교회와 구리초대교회가 힘을 모아 저를 신천지에서 꺼내고자 노력하셨어요. 부모님께서는 저를 이단상담소에 데려가셨고, 저랑 치열하게 싸우셨어요. 저는 왜 신천지가 진리인지 말씀으로 대응했고, 부모님께서는 왜 신천지가 진리가 아닌지 반박하셨어요.

사실 저는 부모님께서 저를 상담소에 데려가실 것을 미리 눈치를 챘었어요. 그래서 미리 섭외부랑 이단상담소에 가서 스파이 역할을 하기로 작전을 짜놓은 상태였어요. 만약 상담소에 가서도 신천지 교리가 깨지지 않으면 신천지에 연락해서 “저를 신천지에서 제명시켜 주세요”라고 말하기로요. 이 말이 제가 스파이 역할을 하겠다고 간접적으로 말하기로 약속한 암호였어요. 그렇게 저는 스파이 역할을 감당하기로 결심하고 구리초대교회에 가서 회심교육을 받게 됐어요. 굳은 의지로 교육을 받던 저는 구원론을 듣고 신천지의 교리가 깨졌어요. 처음으로 ‘신천지가 가짜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포도원 말씀을 통해 ‘나중에 온 자나 먼저 온 자나 동일하다’, ‘하나님은 내가 죄를 저질러도 나를 사랑하시고 받아주신다’는 마음이 온몸으로 받아들여졌어요. 그래서 저는 신천지를 탈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Q. 신천지 탈퇴 이후 심리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으셨나요?

A. 탈퇴 후 5개월 동안은 죽으려고 했어요. 수치스러워서 태어난 흔적까지 없애버리고 싶었어요. 그 당시 25살이었는데도 왼쪽에 어머니, 오른쪽에 아버지를 곁에 두고 같이 잤어요. 그렇게 힘들어하는 저에게 어머니께서 “나는 네가 그 안에서도 하나님을 진짜 사랑했다고 생각해”라며 저의 마음을 존중해주셨어요.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저로 인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고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했어요. 치열하게 어떻게든 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노력했어요. 기회를 주셨으니까요. 「현대종교」 기사도 열심히 찾아봤던 기억이 나요. 심리상담도 받았어요. 누군가는 날 초라하게 봐도 나는 초라하게 보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이겨내려고 했어요.

Q. 탈퇴 후 신천지의 괴롭힘은 없었나요?

A. SNS로 간접공격, 인신공격들이 쏟아졌어요. 순화해서 표현하자면 “나대지 마라”, “하나님의 심판이 두렵지 않냐?” 등의 메시지를 보냈어요. 미행도 당했네요. 그래서 저희 가족이 미행하던 신천지를 신고했고 그들이 벌금까지 냈던 거로 알고 있어요.

Q. 탈퇴하신 후로 한국성서대학교 성서학과에 입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성서과에 진학하셨나요?

A. 신천지 탈퇴 후 부모님께서 “앞으로 뭐 할래?”라고 물으셨어요. 저는 신천지 신도로 너무 열심히 활동해서 다니던 대학교에서 제적당했거든요. 그래서 대학생활이 하고 싶었어요. 수많은 분야 중 신학을 선택한 이유는 신학을 공부해야 제가 사람처럼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또 마침 제가 다니던 신천지(야고보지파) 본부가 한국성서대학교 바로 앞에 있었어요. 신천지 신도로 있을 당시에는 한국성서대학교를 바라보며 ‘저들도 빨리 회개를 해야 할 텐데’라고 생각했는데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참 교만한 생각이더라고요. 그래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한국성서대학교 성서학과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Q. 신학 공부를 결심하신 후에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A. 부모님께서 별로 안 좋아하셨어요. ‘신천지 이탈자 구원사역에만 집중하겠구나’라고 생각하셨거든요. 부모님께서는 제가 앞으로 평범하게 살길 원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부모님께 “제가 했던 행동들을 돌아봤을 때 신학 전공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씀드리며 설득했어요. 부모님께서는 결국 무언가를 한다에 의의를 두시며 응원해주셨어요.
 

▲신천지 신도로 활동할 당시의 안소영 전도사(아랫줄 가운데)

 

Q. 신천지 탈퇴자로서 신학을 공부하시는 동안 힘드신 점은 없으셨나요?

A. 진학 후 좋지만은 않았어요. 후회될 때도 있었어요. 신천지 신도들이 한국성서대학교 앞, 그 근처 공원에서 치어리딩 연습을 했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게 힘들었어요. 제가 신천지 치어리더 본부담당 교관도 맡았었거든요. 비진리에 빠져있지만 행복해하는 신천지 신도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인생을 허비하고 인제 와서야 회개하는 마음으로 있는데 어떻게 이들을 구해야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더 열심히 공부하고 회개하게 됐어요.

학교에서 신천지 탈퇴자라고 말도 꺼내지 못했어요. 신천지 출신이라는 선입견이 강했거든요. 신천지 출신임을 밝혔을 때의 시선과 말들이 힘들었어요. 교회에서도 부모님께 “자식 신앙 교육 잘못시켰다”며 비난했고, 저를 볼 때도 “뭐가 부족해서 그런 곳에 빠졌을까”라며 상처를 줬어요. 그래서 신천지 탈퇴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신천지 출신임을 꽁꽁 숨기던 저는 코로나 이후에 누군가의 제안으로 공개를 하게 됐어요. 그동안 비공개로 해왔던 인터뷰도 공개로 전환했어요. 그러자 걱정했던 것과 달리 학교 동생들에게 연락이 와서 “언니 이야기를 듣고 싶다”, “내가 신천지 탈퇴자에 대해 오해를 했던 것 같다”며 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어요. 그 과정을 통해서 신천지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방향성이 명확해졌어요. 그리고 ‘교회가 그동안 이단에 빠진 사람들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게 교육을 해왔었구나’, ‘이만희가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만희가 죽고 난 후 생겨날 이탈자들을 어떻게 맞이할지 교회가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돌이켜보면 이 힘든 과정들이 다 훈련이었죠.

Q. 교회는 탈퇴자들을 위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요?

A. 신천지뿐만 아니라 다른 이단 단체들에 누구나 갈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해요. 그리고 탈퇴자들을 사랑으로 품어야 할 대상으로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단 탈퇴자들을 마주하셨을 때 많은 분이 이들을 향한 다양한 질문을 하고 싶으실 거에요. 그렇지만, 그 질문들을 참아주시고 “하나님 사랑하느라 고생 많았다”, “앞으로 우리 함께 열심히 신앙생활 하자”라며 격려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하나님께서도 허다한 죄를 덮으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 말씀을 따라 탈퇴자들을 바라보셨으면 좋겠어요.

안소영 전도사는 “아직까지 진리가 아닌 것을 쫓아 허우적거리고 있는 이단 신도들을 위해 기도해달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교회는 이단에 빠져 헛된 것을 쫓고 있는 이들을 긍휼히 여기고, 탈퇴자에 대한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 우리는 언젠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돌아올 자들을 따뜻하게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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