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신천지 대구교회에 내려진 시설 폐쇄와 집합금지 명령을 지난 4월 20일 해제했다. 전국적으로 신천지 교회 집합금지 명령 해제가 예상되는 가운데 신천지의 변화에 대해 전망해 보았다.

신천지 대구교회 집합금지 명령 해제
 

▲집합금지 명령이 해제된 신천지 대구교회

 

불과 5개월 전 2021년 12월 초 대구시는 신천지 대구교회에 내려진 시설 폐쇄와 집합금지에 대해 강한 입장을 표했다. 대구지법은 신천지 대구교회의 시설 폐쇄와 집합금지 명령을 취소하고, 다른 교회에 준하는 처분을 다시 하라고 대구시에 조정 권고를 한 바 있으나, 대구시는 조정권고안을 수용하지 않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었다. 당시 전국 코로나 확진자가 수천 명일 때도 집합금지를 유지했었는데, 수만 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시는 지난 4월 20일 신천지 대구교회의 집합금지 명령을 해제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오미크론의 특성, 전 국민 3분의 1 정도의 감염으로 자연스러운 항체 생성, 다른 나라에 비해 접종률이 높은 점 등으로 방역당국의 통제가 많이 줄었다”며 “종교시설에 적용되던 방역수칙이 전면 해제가 되었는데, 신천지만 집합금지를 유지하는 것은 중대한 차별이나 종교적인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자문 변호사의 의견도 있었다”며 전문가 의견과 회의를 거쳐 집합금지 해제를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 대구교회가 아직은 온라인으로 모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에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릴 당시 신천지 관련 시설은 총 50여 개소였다. 대부분 임대차 계약을 맺은 시설이어서 계약 종료에 따라 순차적으로 집합금지를 해제했고, 최근까지 남아 있던 대구교회를 포함해 5개 시설의 집합금지 명령이 해제되면서 대구시의 신천지 모든 시설의 집합금지는 종료되었다.

과천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 집합금지 해제
 

▲코로나 이후 폐쇄되었던 과천의 신천지 건물

 

과천시도 지난 5월 2일 신천지 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행정명령 해제에 대한 내용을 신천지 요한지파에 고시했다. 과천시는 2020년 11월 6일 시설 폐쇄를 해제한 바 있으나, 집합금지 행정명령은 유지해 왔다. 최근 정부의 방역수칙 사회적 거리두기의 모든 조치가 해제되고 실내 취식금지 해제가 결정되면서 신천지 시설의 집합금지도 해제했다고 밝혔다. 과천시는 특히 신천지 총회본부(경기도 과천시 별양상가3로 11)가 위치한 건물의 용도가 문화 및 집회시설(9층), 운동시설(10층)로 되어 있는 곳을 종교시설로 사용할 경우 불법 용도변경에 해당되어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덧붙였다. 사실 신천지는 9층과 10층을 용도 변경 없이 종교시설로 사용해 왔다.
 

▲건축법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시설로 이용하는 신천지

 

다시 예배할 것이라는 시민들의 우려에 신천지대책과천시범시민연대(과천시범시민연대)는 지난 5월 4일 오전 11시 과천시청을 방문해 진정서를 전달했다. “과천시 별양동 이마트 건축물 내 신천지예수교 예배시설사용금지에 대한 진정”이라는 제하의 진정서에는 “신천지가 건축물 사용을 목적으로 집합금지해제 신청”을 했기 때문에 “예배처소로 다시 사용할 가능성이 대두되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서 건축법에 따른 엄중한 제지를 요청하며 위반 시 이행강제금(최대 22억 원)을 부과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공정식 시장대행(과천시 부시장)은 “코로나 발생한 후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려고 했었으나 자진 폐쇄를 시켜 중단된 것으로 들었다”며 “신천지 교회에서 다음에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아서 (과천시에서) 어떻게 하겠다는 정확한 계획을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신천지 시설의 집합 및 집회금지 행정명령이 해제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엄승욱 총무(신천지대책전국연합)는 “과천은 신천지의 건축법 위반을 알리고 이행강제금부과와 용도변경 불허를 외치고 있다. 시민들의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라며 “지역별로 환경이 다르다. 주민들이 지혜를 모아 상황에 맞게 신천지를 대처해야 한다”고 전했다.

광주광역시는 2020년 2월 27일 광주지역 신천지교회 2곳과 부속시설 113개소에 대해 집회금지 및 일시적 시설 폐쇄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광주시도 임대차 계약기간 만료 및 계약 해지 등의 사유로 4, 5월에 부속시설 18개소의 행정명령을 해제한 바 있다. 이후 건물관리, 세무조사 자료 제출 등의 사유로 6월 15일 신천지 교회 2개소에 대한 일시적 시설 폐쇄 및 출입금지 행정명령을 해제했다. 이후 광주시는 지난 2022년 4월 29일 신천지 시설에 대한 집회 및 집합금지도 해제했다. 감염병 심각 단계가 해제되면서 신천지 시설들에 대한 행정명령이 모두 풀린 것이다.

전라북도는 2021년 7월 6일에 이미 신천지 도마지파의 집회 및 집합금지를 해제했고, 전라남도도 2021년 9월 6일 신천지 관련 종교시설에 대해 집회금지를 해제했다. 신천지 발 확진자가 감소했다는 이유였다.

신천지 시설 해제와 전망
 

▲2020년 당시 신천지 관련 시설에 폐쇄 및 출입금지 행정명령 처분하는 광주광역시청

 

코로나19로 인해 신천지 교회는 물론 위장교회 및 신학원의 위치가 공개되었다. 신천지가 신천지임을 숨기고 사용했던 공간이 거의 드러난 것이다. 코로나 기간 동안 그 시설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신천지가 임대해 사용하던 많은 곳의 계약이 만료되었고, 이미 위장교회나 신학원이 탄로가 나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신천지가 어쩔 수 없이 온라인 모임을 해왔지만, 오프라인 모임보다는 단합이나 결집, 관리, 포교 등의 활동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전과 같이 신천지가 새로운 위치를 마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것은 신천지가 마련하는 신천지 위장교회 및 신학원을 처음부터 다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웅기 목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광주상담소장)는 “지금은 임대 계약이 만료되어 그전에 사용하던 장소를 다시 사용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비밀리에 부서별로 소규모로 모이는 곳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임 목사는 “예전에 공개했던 신천지 장소가 다 의미가 없다”며 “위장교회나 센터가 세워질 것이다. (신천지 장소가) 다시 새롭게 시작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신천지 신도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상담센터나 평생교육원은 방역에서 빠져 그대로 유지해 이전처럼 포교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임 목사의 설명이다.

신천지는 코로나 기간에도 신도가 꾸준히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신천지는 코로나로 인해 신도 수가 많이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¹⁾ 오프라인 예배는 그 숫자를 눈으로 확인하는 근거가 된다. 하지만 신천지는 대면예배에서 신도 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을 확인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소그룹 모임 활성화, 기초교육 재실시, 포교 압박 등 여러 고민 속에 신천지는 새로운 생존전략을 찾아낼 것이다.

전국적으로 지자체는 신천지교회 집회나 집합금지를 해제하는 분위기다. 신천지 대처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신천지가 소그룹 모임을 활성화해 신천지 모임 장소를 찾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신천지 위장교회, 신학원이 새롭게 세워진다면 수십 년 동안 조사했던 신천지 위치 정보를 다시 수집하고 대처해야 한다. 신천지의 생존 방향을 잘 읽어 교회와 성도들이 전략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1) 김정수, “팩트체크, 신천지 교세 증가했나?”, 「현대종교」 (202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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