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혐오’, ‘차별’, ‘사회적 약자’ 키워드 이용해 여론 호도하는 신천지
■ 손해배상 감내하며 가짜뉴스 생산한 「천지일보」
■ 신천지는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

최근 신천지가 ‘혐오’와 ‘차별’이라는 키워드를 본인들에게 수식하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보이고 있다. 필요에 따라선 “소수 종단”을 자처하며 사회적 약자 행세를 한다. 그러면서 신천지를 비판하는 언론과 시민단체가 여론몰이를 통해 본인들을 궁지로 몰아넣는다고 주장한다. 한국교회 성도가 급감할 때 본인들의 신도는 급증했다고 외치던 신천지가 이제 와서 약자를 자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높아져

시민의식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12월 9일 공공철도로서의 공익성 강화를 위해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의 이용 편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해 12월 6일 기자간담회에서 스토킹 등 사회적 약자를 노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민감 사건 전담 대응반’을 운영한다고 알렸다. 울산지방법원은 장애인, 외국인, 북한 이탈 주민,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기구를 올해 1월부터 개소한다.
 

▲신천지가 혐오와 차별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천지일보」

혐오 키워드에 숟가락 올리는 신천지

시대의 분위기를 캐치해서일까 신천지는 ‘사회적 약자’와 함께 ‘혐오’와 ‘차별’이란 키워드를 내세워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신천지 유관 언론으로 알려진 「천지일보」 측은 지난해 7월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대표 신강식, 전피연)가 “기성교단을 등에 업고 소수 종단인 신천지를 ‘이단·사이비’로 단정해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0년 3월에 보도된 “신천지 ‘시한부 종말론’의 진실 ··· 신천지 혐오, 어디서 왔나”라는 제하의 기사에서는, “신천지에 대한 비이성적 혐오의 배경에는 기성교단과 개신교 대변지가 만든 이단 프레임, 기득권 편에 선 언론의 편향 보도, 보편적 인식을 악용한 정치적 술수가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득권이 누군가를 ‘이단’이라고 주장하고 프레임을 씌우면 대중은 쉽게 동조하고 같이 비난하고 혐오하기를 서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020년 3월 22일에는 “신천지에 대한 비방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댓글 활동’을 벌인 일부 네티즌들의 움직임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식별 가능한 특정인을 대상으로 명예 훼손성 비방 댓글을 단 경우 형사처벌과 민사소송이 가능하다”며 법적 대응을 빙자한 겁박의 메시지를 남겼다.

혐오와 비판은 달라

분명한 건 신천지는 혐오가 아니라 비판의 대상이다. 그간 신천지는 ▲탈퇴자 폭행 ▲「천지일보」 통해 탈퇴자 폭행 사건을 “눈길에 미끄러져 다친 것”이라는 가짜뉴스를 생산해 대법원으로부터 정정보도 판결 ▲신앙생활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신도에게 이혼과 가출, 학업 포기 종용 ▲코로나 명부 허위 제출 등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문제로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아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신천지는 고립을 자처한 것이지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아니다. 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 박성제 변호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천지와 「천지일보」가 ‘혐오 프레임’을 써먹는데 ··· 한국 사회는 아직도 혐오가 무엇을 뜻하는지 사회적 합의조차 내리지 못했다”며 “혐오라는 용어를 앞세워 정당한 비판을 막으려는 속셈이 들어있다”고 지적했다.
 

▲신천지 탈퇴자 폭행 사건을 눈길에 미끄러져 다쳤다는 내용의 가짜 뉴스를 생산해 정정보도한 「천지일보」

신천지, 사회적 약자 인정받을 수 없어

혐오와 차별과 함께 신천지가 내세우는 것이 ‘사회적 약자’다. 사회적 약자는 사전적 의미로, “사회에서 신체적·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으로 소외되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개인이나 집단”을 뜻한다. 그렇기에 신천지와는 거리가 멀다. 탈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신천지는 자체적으로 인터넷 댓글부대를 운영해 여론을 조작해왔다. 「천지일보」는 한 기독 언론사의 반론보도에 대해 정정보도를 했다는 가짜뉴스를 생산해 1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했다. 때로는 자체 추산 21만 명의 신도를 동원해 방송국과 언론사 앞에서 집단 시위를 이어가며 본인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전했다. 이 외에도 신천지가 정치권에 유착되었다는 각종 보도를 살펴볼 때 사회적 약자를 운운할 수 없다.
 

▲기독교 방송국의 편파 보도를 주장하며 항의 시위한 신천지 신도들

피해자 코스프레 이어가는 이유

그런데도 신천지가 ‘혐오‘, 차별’, ‘사회적 약자’ 키워드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신천지는 잃을게 없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전 국민에게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사이비 집단’으로 인식되었다. 국가 위기 상황에도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무한 이기주의를 보였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져 걷잡을 수 없는 비판의 여론이 형성되자 늑장 사과를 했고, 혈장을 공여하는 등 각종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신천지 역시 이미지 개선이 불가능하다고 인식했을 것이고, 끝내 택할 수 있는 건 프레임 전환뿐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혐오, 차별, 사회적 약자를 외치는 것 자체로 또다시 비판을 받을 수 있겠지만 밑져야 본전이다. 뻔뻔해 보일 수 있지만, 신천지에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의 활동에 “강제개종” 딱지를 붙여본 경험이 있어 문제 되지 않는다. 동시에 신천지는 프레임 전환이 충성 신도들을 통제하는데 특효약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로 신천지의 모순을 몸소 체험했음에도 남아있는 신도들에겐, 터무니없는 프레임 전환용 키워드들이 신앙심을 지키는 자양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혐오’, ‘차별’, ‘사회적약자’ 키워드를 운운하는 신천지에 대해 본지 편집장 겸 이사장 탁지일 교수는 “신천지는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다. 하지만 신천지 피해가 발생하면, 가해자이자 원인 제공자인 신천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피해자들만 고통 받는 모습이 일반적으로 나타난다”며 “신천지는 적반하장의 피해자 코스프레를 멈추고, 가정파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사과의 뜻으로 절하는 이만희 (출처: KBS)

잃을 것 없는 신천지는 물불이 두렵지 않다. 그러나 고령의 나이로 언제 유명을 달리할지 모르는 교주 이만희와 함께 할 때 체제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양적 성장을 과시하던 신천지가, ‘혐오’, ‘차별’ 그리고 ‘사회적 약자’ 키워드를 내세우는 건 그만큼 시간이 없다는 방증이다. 이제 신천지도 냉철하게 성찰해 볼 때가 된 듯싶다. 세상만사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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