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기성교인 가운데 많은 사람이 신천지에 빠지는 이유는 기성교회가 요한계시록을 가르치지 않아서 말씀에 대한 갈등을 느꼈기 때문이며, 신천지는 계시록을 자신의 집단에 소속된 자들에게 적용하여 마치 그들이 하나님의 역사를 성취해 가는 주역처럼 잘 대우해 주었기 때문이다.¹⁾

신천지는 신앙의 체험보다 교리에 집중한다. 따라서 신천지는 성경의 비유풀이를 통하여, 그들의 기원과 필요성과 정당성을 입증하려고 시도하는 동시에, 성경은 ‘언약-배도-멸망-구원’을 가르친다고 주장한다.²⁾

이 글은 신천지의 요한계시록 해석에 나타난 교주의 신격화를 비판하는데, 『천국 비밀 요한계시록의 실상: 요한계시록의 예언과 성취』 (과천: 도서출판 신천지, 2005)를 주로 참고한다.

1. 실상 계시를 해석할 수 있는 자

『천국 비밀 요한계시록의 실상: 요한요한계시록의 예언과 성취』에서 계시록 1장 1절을 설명하면서, 계시의 전달 과정에서 (지금은 죽어 버린) 사도 요한은 단지 환상을 보았으므로 진리의 성령이 임한 이만희 자신이 실상(實像)을 보고 증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사도 요한과 같은 입장의 목자인 이만희가 나타나서 계시록의 실상을 보고 증거한다고 주장한다. 이만희가 인도하는 영생과 구원의 처소는 신천지 증거장막성전이다. 계시록 1장 1절과 관련하여, 이만희는 장래 일을 이상(vision)으로 미리 보여 주는 ‘환상 계시’와 약속한 예언을 실물로 이루어서 보여 주는 ‘실상 계시’로 나눈다. 계시록 자체는 환상 계시이므로 이만희가 실상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신천지는 계시록이 예수님께서 장래사를 환상으로 보여주신 것이며, 계시록 대부분이 ‘실체가 아닌 빙자(憑藉)한 비유’라고 본다. 환상으로 예언된 계시는 성취될 때 실상을 보게 되므로, 실상으로 나타나기 전에는 ‘빙자한 비유’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 비판 우리는 계시록 1장 1절의 메시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임이 분명하다고 믿는다. 계시록의 환상의 의미는 관련 구약과 신약 본문과 독자의 상황 그리고 계시록의 기록 목적을 고려하여 해석해야 한다. 신천지가 즐겨 사용하는 명사 ‘빙자’는 어떤 일이나 생각을 정당화하기 위한 핑계를 내세우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계시록은 핑계를 내세우는 비유가 아니라, 요한이 본 환상의 기록으로 가득하다.

2. 목자, 읽는 자, 그리고 아는 자

신천지는 계시록 1장 2절을 설명하면서 느닷없이 사도 요한과 같은 목자(이만희)의 출현을 언급한다. 그리고 계시록 1장 3절을 설명하면서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는 ‘그 뜻을 아는 사람’이지 단지 읽는 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뜻을 알고 있는 자는 바로 이만희이다.

⇨ 비판 ‘읽는 자’(계1:3)는 소아시아 7교회의 예배 중에 계시록 편지를 크게 낭독한 사람을 가리키므로, 뜻을 아는 사람은 아니다. 그리고 계시록 1장 2-3절에 ‘목자’는 등장하지 않는다(참고. 계7:17). 신천지는 이만희에게 ‘목자’를 비롯하여 무려 31개의 호칭을 부여했기에, 교주의 신격화는 불가피하다.³⁾

3. 성령에 감동한 자, 이긴 자, 두루마리를 먹은 자, 두 증인, 그리고 남자아이

신천지는 계시록 1장 10절의 ‘성령에 감동하여’를 영안으로 보는 것 혹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도 요한은 환상을 보았고, 이만희는 실상을 가르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긴 자’(계2; 3; 21:7)를 통하지 않고는 구원을 얻지 못하는데, 그 사람이 다름 아닌 이만희 자신이라고 주장한다.⁴⁾

계시록의 결론은 약속한 목자와 약속한 성전을 찾는 것인데, 그 목자는 이만희, 그 성전은 신천지 장막성전이다. 신약 27권은 이긴 자에 대한 예언인데, 그는 바로 이만희 자신이다. 그가 신약의 주제이기도 하다. 계시록 2-3장의 니골라당을 이긴 자, 계시록 10장의 두루마리를 먹은 요한, 계시록 11장의 두증인⁵⁾, 그리고 12장의 어린아이는 모두 동일 인물로서 바로 이만희이다. 계시록 20장의 천년왕국은 신천지가 세워진 1984년 3월 14일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 비판 계시록은 사도 요한이 밧모 섬에서 직접 본 환상이 주요 내용인데, 박해 받던 독자들을 위로하여 이 세상을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써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로 변혁시킬 것을 권면한다. 신천지가 계시록의 성취를 한국에 그것도 신격화된 이만희를 통하여 찾는 것은 한국에서 발생한 여러 기독교 이단들과 유사하다.

4. 보혜사

요한복음 14장 17절에서 ‘그분은 진리의 영’이라고 했는데, 신천지는 영은 말을 못하기 때문에 육을 빌려 사용하신다고 주장한다. “보혜사는 예수의 영혼이 재림의 때에 한 육체에 임하여 탄생하시는 예수의 다른 이름이다. 그러므로 보혜사는 예수께서 증거 하실 모든 실상의 말씀을 예수의 입을 대신하여 증언하는 대언자이시다. 2000년 전의 예수도 보혜사이므로 재림으로 오실 보혜사를 다른 보혜사(요14:16)라고 하신 것이다.”⁶⁾

⇨ 비판 요한복음 14장 16-17절의 다른 보혜사는 오순절에 임하실 성령님을 가리킨다. 진리의 보혜사 성령은 육체를 입으신 바 없다. 예수님께서 이만희의 몸에 재림하셔서, 이만희를 자신의 다른 자아(alter ego)처럼 보혜사로 임명하시지 않는다.⁷⁾

5. 비유를 풀이하는 자

‘비유’는 이만희가 자신을 신격화하기 위해서 종종 사용하는 해석의 수단이다. 그래서 그는 마태복음 13장 34절의 “비유가 아니면 말씀하지 않으셨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자주 인용한다. 계시록의 경우도 비유할 당시는 그 성취의 때가 아니기에, 실상을 비유로 대신하여 예언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계시록의 인명과 지명도 실제가 아니라 비유라고 본다. 그러므로 이만희가 비유의 실상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마태복음 13장의 알곡은 신천지 교인으로, 가라지는 신천지를 반대하는 세력으로 이해한다. 계시록 1장 8절의 ‘알파와 오메가’도 시작과 끝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된 비유로 본다.

예언은 알파이며 실상은 오메가인데, 그 실상은 이만희가 가르쳐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수님이 교회들을 위해 보내신 사자는 생명과 계시의 말씀을 전할 약속의 목자 이만희이다(계22:16).⁸⁾

⇨ 비판 복음서에 약 50개에 이르는 ‘비유’는 “어떤 도덕적 혹은 영적 진리를 계시하기 위하여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통상적인 사건들을 사용하여 이야기 형식으로 표현하는 예화(illustration)나 비교(comparison) 혹은 유비(analogy)이다.”⁹⁾ 계시록은 비유로 해석될 것이 아니라, 구약의 예언서의 환상과 유사한 ‘상징적’ 표현을 적절히 해석해야 한다.

계시록은 환상을 통하여 주로 ‘반드시 속히 일어날 일들’을 예언한다. 신천지는 이만희만 계시록을 해석할 수 있다고 가르치기에, 그 누구도 계시록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만들어 소망이 아니라 두려움의 책이 되고 만다.¹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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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이정은, “신천지 신자들의 개종 요인에 관한 연구: 개종, 재개종 간증문에 나타난 교리적 내용을 중심으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소식』 108 (2014), 19-20.
2) 이만희, 『계시록 완전해설』 (과천: 도서출판 신천지, 1986); 한민택, “한국 그리스도교계 신흥종교의 종말론에 관한 신학적 고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을 중심으로,” 『Catholic Theology and Thought』 74 (2014), 72.
3) 정창균, “신천지 이단의 성경해석과 설교적 대응,” 『설교한국』, 4/1 (2012), 33.
4) 신천지의 찬송가에 의하면, “하늘 아래 구원자가 여럿이지만 나에게는 오직 이긴 자이신 이만희님이라오. 이긴 자는 나에게 주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 세상 사람 나를 보고 조롱하여도 나는 오직 이긴 자 따라 구원 얻어 천국백성 되려합니다.” 서영국, “신천지 거짓교리의 정체: 이만희 신격화교리,” 『월간고신』 6월호 (2019), 58에서 재인용.
5) ‘두 증인’은 회개를 촉구하는 사명자로 성경 전체와 계시록의 비밀을 밝히는 이만희를 가리킨다. 한민택, “한국 그리스도교계 신흥 종교의 종말론에 관한 신학적 고찰,” 78.
6) 김건남·이병희, 『신탄』 (안양: 도서출판 신천지, 1984). 333. 김종환, “이단 교주의 인간 보혜사 주장에 대한 비판적 고찰” (Ph.D. 논문, 평택대학교, 2011), 31에서 재인용.
7) 신천지는 성령을 보혜사성령과 일반성령으로 구분한다. 신천지는 영계에 있는 모든 영들(천사, 순교자들까지)도 ‘성령’이라 부른다. 사도 시대 오순절에 강림하신 성령은 일반성령(천사와 동급)이라고 주장한다. 이만희는 자신에게만 보혜사의 영이 임하였기 때문에 일반성령을 받은 사람들과는 다른 보혜사요 대언자라고 주장한다. 김종환, “이단 교주의 인간 보혜사 주장에 대한 비판적 고찰,” 37에서 요약 인용.
8) https://www.youtube.com/watch?v=Ly1gaDFw_9A (2019년 11월 12일 접속).
9)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의 제자인 오리겐을 필두로 이단 말시온을 거쳐 중세까지 비유를 풍유적으로 해석해 왔고, 오늘날도 그런 경향은 여전하다. R. H. Stein, 『예수님의 비유 어떻게 읽을 것인가』 (An Introduction to the Parables of Jesus, 오광만 역, 서울: 따뜻한 세상, 2011), 15, 32, 69.
10) 김낙경, “신천지 이단을 대처하는 요한계시록 설교의 방향성” (Th.D. 논문, 백석대학교, 2013), 43-44,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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