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작게보기
페이스북
주님께 모두 맡기며 살길! 그렇게 나 지금 살아있으니…
현대종교 | 탁지원 소장 takjiwon@hdjongkyo.co.kr
2026년 10월 02일 10시 25분 입력

아침에만 두 번 (말씀) 묵상 시간을 갖는다. 사무실 경건회와 또 하나는 국민권사로 잘 알려진 탤런트 정애리 권사께서 나눠주는 말씀을 통해서다. 몇 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성경 말씀을 보내오는데 여름 끝자락에 보내온 말씀과 편지의 감동이 컸기에 독자 제현 여러분께도 소개하고자 한다. 다시 영화 <오디세이> 이야기이기도 하다.

가나안 정복 7단계 활용법

20여 년 전 모 교계 언론을 통해 드러난 신천지 전략 중 하나였던 ‘가나안 정복 7단계’를 기억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가나안땅을 정탐한 후 여호수아와 갈렙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고한 정탐과 관련한 것은 아니다. 정통교회를 정복의 대상, 가나안으로 설정하고, 아울러 한국교회를 매일 먹는 ‘밥’ 정도로 폄하하며, 정복의 결의를 다지는 신천지(대전 맛디아 지파)의 동영상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당시 한국교회가 생각했던 것보다 신천지는 매우 구체적으로 교회를 공격했더랬다.

(당시 여러 기사와 피드백을 종합해 보자면) 신천지는 정통교회 정복을 7단계로 나눠 전개했다. 우선 크게는 세 가지, ‘정탐’과 ‘정복’과 ‘추수’로 나누고, 좀 더구체적으로는 7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 ‘이리 옷으로 가장하기’, 그 다음이 ‘정탐하기’, ‘성 돌기’, ‘알곡 선정하기’, ‘목자 되기’, ‘정복하기’, ‘추수하기’ 등이다.
우선 1~3단계는 정복 대상 교회를 선정하고 그곳에 맞는 전략을 통해 침투한 뒤, 교회 정보를 조사하고 캐내는 단계이다. 이때 조사 결과에 따라 교회 전체를 흡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산 옮기기’라는 이름의 전략을 사용했다. 위장을 위해 기본적으로 방언을 사용하고, 한국교회 교단별 특징을 공부하며, 대표적인 목회자 이름과 약력을 숙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교회에서 선호하는 모습으로 침투하는데 제자훈련을 하는 교회라면 대형교회에서 제자훈련을 받은 사람으로, 은사를 좋아하는 교회라면 은사가 있는 사람으로 위장한다. 게다가 신천지 신도들은 대부분 과거 정통교회 성도들이었기에 신천지 신도가 된 후, 오랜 시간 다녔던 교회에 남아 추수꾼으로 활동해도 쉽게 들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교회 안에서 믿을만한 사람으로 인정받게 된다.​

4단계는 교회 안에서 어느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활동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성도들에 대한 파악이 이뤄진다. 그중에 미혹할 만한 사람을 선정하여 섭외자 목록을 만들어 관리한다. 정보 파악은 꾸준히, 계속 상황을 업데이트하며 신천지에 보고한다. 이것이 ‘알곡 선정하기’이고, 이때 추수꾼은 섭외자로 등록하기 위해서 대상자의 기본 신상정보를 기록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이름, 성별, 나이, 혈액형, 신앙 연수, 출석교회, 신앙 수준 및 환경, 가족 환경 등이다. 여기에서 합당한 자들의 선정 기준표를 작성하게 되고, 이것이 통과되면 5, 6단계인 맺기 단계가 시작된다. 교회에서 인정받아 구역장 이상의 직분을 받고 사람들을 관리할 수 있는 위치의 단계다. 교회에서 직분을 얻으면 자연스레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교회 성도들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력도 더 많아진다. 이렇게 확보한 교회 내의 권력으로 섭외자에 대해 더 많은 정보 파악이 가능하고, 자주 심방을 해서 친해진 후, 여러 내용을 파악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성장배경, 이단 경계심, 말씀에 관한 관심도, 현재 상황과 관심사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파악, 분석하여 성경 공부 등으로 유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한다. 수립 후에 허가받게 되면 마지막 단계가 진행된다.​

마지막 7단계 ‘추수하기’는 파악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전략을 짜고 실제로 성경 공부로 인도하는 과정이다. 이 단계는 실질적으로 전략을 실행하여 성경 공부를 시작하게끔 만든다. 신천지 추수꾼은 직접적으로 드러내놓고 활동하지 않으나 이 단계까지 협조하며 활동한다. 이 같은 전략이 수십 년 전에 마련되었다니 지금 봐도 말문이 막힌다. 그러니 지금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게다. 물론 정교유착으로 인해 교주 구속과 여러 여파가 계속되고 있으나 이들은 더욱 신도들의 결속과 더불어 사활을 걸고 버텨내고, 싸울 것이기에 한국교회도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할 테다. 주님 오실 때까지 계속될 영적 전쟁으로, 100m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으로 생각하며, 영적 전쟁의 전술과 전략을 지혜롭게 잘 사용하며 맞서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저들의 전략을 역이용하여 ‘트로이의 목마’로 사용하는 방법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의 이단 정복 7단계’ 정도로 명명하면 되려나? 기본적인 대안으로는 이단 경계 주일 등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항시 경계와 예방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이단들이 한 길로 왔다가 일곱 길로 쫓겨날 수 있는 정복의 마인드와 이단에 빠진 이들도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회복과 치유의 역사가 저들이 말하는 추수의 정통교회 버전이 되지 않을까. 좀 더 세분해서는 1~7단계까지의 내용들 역시 교회와 신천지를 바꿔서 생각하고 지혜롭게 적용할 수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문제를 풀 수 있을 테고, 이단들의 허를 찌르는 공격도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단들이 행했던 것 중에 악한 것들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저 선하게, 그리고 법에 저촉되지 않는 방법으로 싸울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이단들이 각 영혼을 세심하고 전략적으로 포교하는 것은 각 영혼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미혹하고자 하는 것이고, 교주에게 충성을 맹세하게끔 만드는 과정이기에 그들과의 차별점이 분명하게 존재해야만 한다. 그리했을 때 신천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귀한 영혼들을 지켜내는 근사한 보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 더는, 오래전 위의 전략만으로도 이리 힘들었는데 작금의 AI 등이 맞물리면서 얼마나 더 힘들고 쉽지 않은 일들이 생길까 하는 것이다. 이럴수록 어려운 씨름에만 몰두하는 것보다 다시 기본과 처음으로 돌아가 문제를 차분하게 풀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무심코 오래전 신천지의 전략 영상을 보며, 다시금 충격을 받았기에 그들의 포교 방법을 소개하며 경각심을 나누고자 했던 건데 바람이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다.

용서(feat ‘경주기행’, 그리고 ‘사이비 헌터’)

용서에 관한 생각은 저마다 다르지 싶다. 용서란 무엇인가? 죄를 지은 사람을 용서하면 정말 다 끝나는 걸까? 아니면 가장 처절하게 복수하는 게 맞는 걸까? 도대체 용서의 끝은 어떤 것일까? 영화 ‘밀양’의 용서에 관한 잔상과 충격이 아직 채 사라지지 않은 중에 용서와 복수 관련해서 끝까지 가야만 해결되는 사람의 얼굴은 어떨지, 궁금한 마음으로 만든 영화가 세상에 선을 보였다. 김미조 감독의 ‘경주기행’이다. 수학여행 중에 이유 모를 살인을 당한 딸의 주검을 마주하고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하는 엄마는 딸이 세상을 떠난 뒤, 세상이 멈춘 듯 살아간다. 엄마는 막내딸의 죽음의 진실을 추적하는 중에 살인범이 출소하자 직접 복수하기 위해 세 딸과 함께 살인범을 납치한다.​

「한겨레」 김은형 기자는 영화가 복수극이라는 장르적 외피에 현실 가족의 밀도를 쌓는 식으로 여느 장르 영화와는 다른 여정을 간다고 평했는데 복수도 복수지만 가족은 서로가 감췄던 진심을 알게 되며, 어떻게든 가족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고민한다. 이렇게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의 영화는 그간 많이 접하지 못했던 것 같다. 또한 영화를 보는 내내 자책이 컸던 이유는 영화와 현실을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였다. 영화 속에서의 가족은 어리석은 결정이 될 수도 있었으나 애매하게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여정이었고, 현실에서는 그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 탁명환 소장의 죽음과 진실을 담은 다큐멘터리 ‘사이비 헌터’의 담당 PD는 제작 내내 끊임없이 물었더랬다. ‘살인범을 용서한 것이 후회되지 않냐고?’ 물론, 당연히,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나 문득 마음속 어딘가에는 다른 답이 준비되어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주기행’의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관객들이 ‘나라도 저 가족과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는 마음을 갖게 하려고 했다는데 (용서 관련한) 거부의 공감이 갑작스레 우리에게는 미치면 안 되는가의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까짓 영화일 뿐인데, 그냥 아무것도 아닌 허구의 작품인데도 불 켜진 영화관에서 나오기가 왜 이리 힘들었는지.

영화는 ‘사이비 헌터’와 닮은 듯, 또 닮지 않았다. 지난 9월 한국방송대상에서 ‘사이비 헌터’가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받게 되고, 아울러 제작진들에게는 위로와 격려가 된 것 같아 참 좋았으나 개인적으로는 왜 이리 마음이 아프고 힘들어지는지 모르겠다. 영화처럼 사랑하는 가족이기에 용서든 복수든 간에 끝까지 가고자 했던 마음이 당시엔 없었던 건가?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 등의 생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선택이 이제 더는 없으니 그저 32년 만에 선친 관련 문제가 제기된 것을 감사하게 여기되, 남은 간절한 바람은 어느 정도 드러난 선친 죽음의 진실이 완전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으면 하는 것이다. 더불어 임홍천의 용서 관련 발언들도 반드시 지켜졌으면 한다. 혼란한 상념들은 그렇게 묻어두고, 이제 하나님께 모두 맡기며 사는 것이 정답인 양 살아가야겠다.

* 채 두 시간도 안 되는 상영 시간 동안 선친과 가족의 문제를 곱씹으면서 세월호 등의 참사들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감독이 영화를 통해 여러 사건(사고)으로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의 절절한 마음을 말하고 싶어 했던 것을 눈치챌 수 있어서다. 그렇게 사건 후에 최대한 담담하고 묵직하게 유가족의 삶을 비추면서 추모하고자 했던 영화처럼, 그간 말로 다 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세상 모든 유가족에게 간절한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

‘싸우려 하지 말고 맞서려고 하지도 말고, 

그저 바다에 몸을 맡겨 살아만 남아라!’ 

칼립소가 힘도 무기도 함께하는 사람도 없이 맨몸으로 귀향하려는 

오디세이에게 했던 말이다. 

정말 울컥하게도 은혜가 되는 말이었다고 이야기하는데 

마찬가지의 떨리는 마음이지 않을 수 없었다. 

치열하게 살아온 나날들, 때로는 지친 시간들, 

싸우려 하지 말고 맞서려 하지 말고, 

그저 주님께 몸을 맡기고 살자는, 

그렇게 나 지금 살아있으니 두둥실 주님께 딱 붙어서 그렇게 가자고....

여름 동안도 수고 많으셨을 테니 부디 행복한 가을 되시길, 

아울러 그분께 모두 다 맡기며 살아가시길 바란다.​


-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