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작게보기
페이스북
사이비 헌터 방송 이후
현대종교 | 탁지원 소장 takjiwon@hdjongkyo.co.kr
2026년 07월 03일 08시 10분 입력

지난 5월,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잃어버린 말들’이라는 영화는 감독의 삶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질문이었던 어머니의 선택에 대한 이유를 찾고자 했던 다큐멘터리였다. 엄마가 죽은 이유를 질문하고, 또 엄마의 죽음을 추적해 가는 영화이기도 했는데 비록 진실을 모두 찾진 못했으나 그러한 질문은 끝없이 이어져야 한다며, 다큐의 역할은 사람 간 가교를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비 헌터

결국 선친 고 탁명환 소장 죽음의 진실이 32년 만에 밝혀지고 있다. 위의 영화와 같이 모든 진실이 다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MBC와 웨이브를 통해 방송된 다큐멘터리 ‘사이비 헌터’로 인해 정말이지, 그간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이 진행된 것에 수고했던 모든 분과 독자 제현에게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선친이 늘 말해왔던 것처럼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간 선친의 죽음 관련한 진실이 반드시 밝혀지길 오랜 시간 애타는 마음으로 간구해 왔는데 하나님의 방법이 설마 세상 사람들을 통해 이리 해결해 주실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수년간 한국교회와 공권력조차 풀지 못했던 진실을, 예수를 잘 알진 못하나 예수의 마음과 공의를 품고 살아왔던 이들이, 반드시 진실이 드러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다큐멘터리 하나로 마중물이 되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랍고, 감사한 마음이다.​


여태껏 본지는 범인의 양심선언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으나 범인(임홍천)은 진실을 밝히고자 전혀 노력하지 않았고, 그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애써온 것을 알 수 있었다. 언젠가 진실을 밝혀 줄 것이라 믿었던 우리가 바보처럼 순진했던 건지. 그래도, 그럼에도 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하는 건지, 이 역시 잘 모르겠다. 어찌 됐든 지금은 하나님의 방법대로 모든 것이 잘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 외에는 생각나는 것이 없다. 방송 이후 많은 이들에게 연락이 왔다. 대부분 격려와 위로였는데 심지어 수십 년 만에 연락이 닿은 이들과 비종교인 포함, 동네 이웃들까지, 지금까지 이러한 관심이 없었지 싶다. 게다가 다큐는 수십 개의 유튜브 동영상으로 재생산되기도 했는데, 그중에 100만 뷰 이상의 동영상들도 몇 있으니, 기독교인들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관심도 지대했다는 방증이라 생각한다. 그러나그 같은 상황을 인지, 인정하지 못하는 곳은 평강제일교회 딱 한 곳뿐일 것이다. 그들은 방송 전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가처분이 불발되자 MBC의 두 차례 방송 후에 다음 날 예배 광고 때 수십여 분, 그 긴 시간을 변명으로만 일관했다(이번 호 20쪽 참고). 그들에게 잘못이 없었다면 자신 있게 굵고 짧은 이야기로 정리했을 텐데, 역시나 맥락도 없는 중언부언,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화가 치밀기보다는 가엽게만 느껴졌던 것은 왜였을까?

하나 더 아쉬운 것은, 아무리 이단이라 할지라도 도덕, 윤리적인 부분에서 먼저는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것이 도리일 텐데, 그렇지 못하는 이들이 성경을 말하고, 하나님을 말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처럼 느껴졌다. 그렇게만 했다면 그들의 변명에 조금은 귀를 기울였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알맹이가 빠진 꼴을 보니 당연히 들을 필요가 없었다. 예나 지금이나, 내지는 박윤식이 살아있거나 죽었거나 어쩜 이리도 변함없을까 싶다. 이단의 본질과 성향은 늘 다르지 않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아무튼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놀라웠던 것 중 또 하나는 다큐 관련 수많은 댓글이었다. 이번엔 이단의 댓글 부대는 보이지 않았고, 시민들과 성도들이 여태껏 귀한 피드백으로 함께해 주고 있는데 대부분 내용은 ‘MBC 제작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정말 수고했다, 공권력보다 훨씬 낫다, 이 기회에 정부에서 이단, 사이비종교를 뿌리 뽑아야 한다, 가해자들이 발 뻗고 잘 지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피해자들에게 분명한 사과와 보상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문제의 중심이 된 평강제일교회는 반성하라! 등의 유족과 현대종교, 그리고 MBC 등에 감사하다’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다행히 아직까진 이단들의 방해는 없었는데 얼마 전 다른 일이긴 하나 평강제일교회가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에 본지 기사 하나를 트집 잡아 조정 신청을 해 온 것 보니 이제 곧 소송 등의 압박이 시작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여 제작진과는 아직 방송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의기투합하며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우리 독자 제현들 또한 계속해서 주변에 방송 시청(웨이브와 유튜브 등)을 권유해 주시고, 앞으로 있을 소송의 문제도 응원, 기도해 준다면 더욱 힘을 얻어 선친의 진실을 밝혀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단, 사이비종교를 뿌리 뽑을 때까지 더욱 열심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드린다.

* 또 하나의 희망은, 사이비 헌터의 사역은 늘 적이 많은 일이나 아군 역시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 아군이 다음 세대라면 금상첨화일 테다. 최근 경기도 오산의 모 교회 집회를 마치고 받은 편지 하나를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교회 소년부에 다니고 있는 박예린입니다. 청년 이단 세미나, 어른 이단 세미나, 소년부 이단 세미나까지 3번의 세미나를 소장님에게 듣고, ‘사이비 헌터’까지 웨이브로 부모님과 함께 본 후 너무 화가 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마음으로 제가 직접 포스터를 만들어 봤습니다. 소장님을 위해 현대종교를 위해 생각날 때마다 기도하겠습니다. 이단을 위해서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허수아비

위의 ‘잃어버린 말들’과 ‘사이비 헌터’, 이 두 다큐와 매우 닮은 꼴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최근 방영되었다. 드라마 ‘허수아비’다. 1986년부터 5년 간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벌어진 연쇄 살인, 영구 미제가 될 뻔한 사건의 진범은 30년 만인 2019년에서야 드러났더랬다. 별개의 범죄로 복역 중이던 무기수 이춘재였다.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사회적 비극으로 남겨진 이 사건은 그간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뤄졌다. 그중 이 드라마도 해당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다른 드라마와의 차별점이 있다면 잘못한 이들이 잘 살아가는 참담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려 했던 것이다. 그렇게 수사를 제대로 안 했던 공권력과 인간인 체하는 범인 모두가 허수아비라는 의미에서 제목을 ‘허수아비’로 지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 역시 ‘사이비 헌터’와 놀랍도록 비슷하고, 만든 이들의 목적도 다르지 않은 듯하다. 상식은 늘 이렇듯 보편적인데 왜 그들만, 가해자들만 모르고 살아가는 걸까.​


'시지프스'와는 다른

고대 그리스 신화의 코린토스 왕으로, 신들을 기만한 대가로 바위를 산 정상까지 영원히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은 인물인 시지프스, 이 반복 형벌은 ‘끝나지 않는 과업’의 전형으로 굳어졌고, 카뮈는 이를 부조리의 자각과 반항의 문제로 읽어냈다.​

인천주님의교회(현 홀리파이어 미니스트리)와의 소송은 2년 이상 진행됐고, 이제야 1심이 마무리됐다. 승소로 막을 내려서 다행이긴 하나 다시 항소로 이어질 수도 있기에 긴장의 끝을 놓지 않고 있다. 그래도 우선은 잠시 쉬고자 했으나 최근 다섯 곳의 이단 단체에서 본지 기사를 문제 삼아 내용증명이나 언중위에 문제를 제기했기에 역시나 본지에게 ‘쉼’은 사치인 듯하다. 한꺼번에 많은 이들의 압박이 있었던 것은 예전 하나님의교회 고소 등의 압박이 남발되었던 이래 처음이지 않나 싶다. 몰몬교의 언중위 조정 신청으로부터 만민중앙교회에서 이탈한 올네이션스 목자의 기도원 커뮤니케이션팀, 신천지에서는 두 번, 그리고 하나님의교회와 평강제일교회가 그 주인공들이다. 위의 시지프스의 형벌처럼 소송은, 여전히 끝이 없어 보인다. 허나 시지프스는 형벌이었지만 본지의 사역은 언젠가 하나님께 ‘수고했고, 잘했어!’라는 칭찬으로 마무리될 것이라 믿기에 당연, 이 여름에 흘리는 구슬땀이 그리 힘들거나 버겁지는 않다. 이번에도 지난 천부교와 인천주님의교회와의 재판에서 승소한 것처럼, 모든 사건이 감사하게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응원과 기도를 부탁한다.

* 인천주님의교회는 이단 외에 같은 이름을 쓰는 정통교회(인천 미추홀구, 예장 통합)도 있으니, 오해가 없길 바란다.

내용과 죽음의 상황이 다르긴 하나, 세 작품 모두 죽음의 진실을 좇고자 했다. 아울러 사람 간 가교 역할을 충실하게 담고자 애썼던 다큐와 드라마는 만든 이들과 출연한 이들 모두 한 가지의 소망을 품고 있다. 진실을 밝혀달라는, 아니! 진실을 밝히고 말겠다는. 다만 인간이길 포기한 이들은 당시 범죄를 숨기고자 지금도 은폐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아울러 단 한 번의 사과가 없었음도 물론이다.


-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