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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통일교의 집착
현대종교 | 서영한 기자 seeker2887@gmail.com
2026년 10월 06일 08시 00분 입력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을 둘러싼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통일교의 재정 운용을 둘러싼 의혹도 커지고 있다. 정치권을 향한 로비 자금뿐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의 해외 원정도박 등에 교단 자금이 사용됐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신도들이 종교적 목적을 위해 바친 헌금이 본래 목적과 달리 사용됐다는 의혹이 잇따르면서 통일교의 헌금 유용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끊임없는 모금 행각


MBC PD수첩은 지난해 10월 21일 ‘통일교 1부 -신이 된 어머니, 홀리마더 한’을 통해 통일교의 자금 흐름을 집중 조명했다. 방송에서는 한학자 총재가 주도한 천원궁 건축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으며, ‘조상해원’과 ‘축복식’ 등을 명목으로 헌금을 거뒀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가평에 위치한 통일교 천정궁


천원궁은 가평군 설악면 장락산 일대에 조성된 대규모 통일교 시설이다. PD수첩은 이곳을 ‘지상천국’의 상징으로 소개하며 내부에 고가의 샹들리에 등이 설치됐다고 보도했다. 통일교가 지상천국 건설이라는 종교적 명분 아래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다는 것이다.


시설 건축 외에도 헌금 명목은 다양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통일교 청평수련원에서 ‘조상해원’, ‘조상축복’, ‘싱글 스피릿 축복’ 등을 명목으로 한 헌금 신청서가 확인됐다. 금색과 은색 봉투에 각각 10만 원과 5만 원을 담는 ‘천운 상속 효정 봉헌서’도 소개됐다. 일부 신도들은 재산을 처분해 헌금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문제는 이렇게 모인 돈의 사용처다. 통일교를 둘러싼 정교유착 수사에서는 신도들의 헌금과 교단 자금이 정치권 로비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8월 31일 있었던 1심 판결에 따르면 법원 역시 한 총재의 승인 아래 정치자금과 금품이 제공됐다고 판단했다.​

헌금이 도박 자금으로?

통일교 고위 지도부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MBC」취재 결과 2022년 당시 경찰은 한학자 총재를 비롯한 통일교 지휘부가 2012년부터 2021년 사이 해외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했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통일교 지휘부가 카지노를 이용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2025년에는 검찰이 한 총재 등 통일교 고위층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원정도박 의혹을 다시 들여다봤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카지노 이용 기록과 관련 문서 등이 수사 과정에서 확보됐으며, 한 총재를 비롯한 통일교 관계자들의 카지노 이용 과정에서 거액의 자금이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통일교측은 한 총재의 수백억 원대 원정도박 보도를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주목할 부분은 도박 자금의 출처다. 최근 통일교의 핵심 재정이 일본 신도들의 헌금으로 마련되고 있으며, 한 총재와 통일교 간부들의 라스베이거스도박에 사용된 자금 역시 일본 신도들의 헌금이었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왔다.

▲카지노 입출금 명세서에서 확인된 통일교 수뇌부의 도박 사실(출처: MBC PD수첩)


신도들이 자신의 재산까지 처분해 바친 헌금이 지도부의 사적인 목적에 사용됐다면 문제는 단순한 재정 운용의 차원을 넘어선다. 신앙을 이유로 헌금을 요구받은 신도들이 정작 그 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알지 못했다면, 교단지도부의 재정 투명성과 책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홀리마더 한”을 위하여 


지난 8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는 한 총재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우 재판장은 양형 이유에서 “이러한 범행은 정치자금법과 청탁금지법의 입법 목적을 훼손시키는 행위”라며 “범행 과정에서 교인들로부터 모집한 자본을 선교, 교육 등의 목적과 무관하게 정치 세력과 결탁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는데 죄책이 가볍지 않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통일교의 돈에 대한 집착은 한학자라는 개인의 욕구로부터 비롯했음을 알 수 있다. 8월 31일 검경 정교유착 합동수사본부(합수본)는 지난 8개월 간의 수사를 마무리하며 한 총재 침실 개인금고에서 260억 원 상당의 현금을 전액 압수해 추징보전했다고 밝혔다. 합수본이 공개한 사진에는 여행 가방에 현금 다발이 빼곡히 들어 있었다. 큰 금액을 현금화하여 침실에 보관하고 있던 한 총재의 의도가 궁금하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교주 구명을 위한 모금이 계속되고 있다. 본지 취재결과 통일교 내부에서는 2026년 5월에 ‘2차 특별모금’이 추가로 진행됐다. 이 모금은 ‘참어머님 법무비용 지원을 위한 2차 특별모금 안내’라는 제목으로 예배 중 교회소식에 언급됐다. 모금의 ‘목적’은 “참어머님의 법률 대리 및 자문등 모든 법무행정 관련 비용지원”이라고 주보에 명시됐다. 한학자 개인을 위한 모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통일교가 내세우는 ‘세계평화’나 ‘축복가정’을 위한 모금과는 성격이 ‘아주’ 달라 보인다.

▲통일교 교회 주보에 실린 모금 안내

천원궁과 같은 대규모 시설을 건립하고 교세를 확장하기 위해 헌금을 모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정치권 로비와 지도부의 각종 의혹에까지 교단 자금이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지도자의 법률비용까지 신도들의 특별모금으로 충당하려는 모습은 통일교가 돈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모든 집착은 한학자라는 개인의 욕구와 필요에 의한 것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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