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퇴 경험자나 전문가와의 연결고리 필요
■ 잘못된 교리 바로 아는 것 중요
■ 가족과의 좋은 관계 유지

이단 2세들의 문제가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를 따라 자연스럽게 다니던 이단. 하지만 조금씩 이단의 실체를 알게 된 2세들이 탈퇴를 고민하고 있다. 이단에 강력한 믿음을 가진 부모와 탈퇴를 원하는 자녀 사이에 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 마음이 떠난 이단 단체를 탈퇴하고자 하는 2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세뇌된 교리 탈피
 

▲신천지 교리서 『요한계시록 실상』

 

2세들은 교리적, 도덕적 문제를 발견하고 이단 단체 탈퇴를 결심한다. 그동안 교회가 전부였고 삶이었던 2세들에게 10, 20년 이상 들어왔던 성경 지식은 무엇이 옳은지 잘못되었는지 모른 채 뒤죽박죽 섞여 혼란스럽다. 한 신천지 탈퇴자는 거짓임을 깨닫고 탈퇴를 한 이후에도 궁금한 것이 많다고 고백한다. 진리가 무엇인지, 이단 교회에서도 성경으로 배웠는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헷갈린다는 것이다. 또 만민중앙교회 한 탈퇴자는 정통교회에 출석하면서 환우를 위해 기도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이 분은 어떤 죄를 지어서 저렇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태어난 후 이단 단체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탈퇴자들에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러한 모습이 탈퇴와 동시에 사라질 수 없으니 서서히 바뀔 것을 기대하며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탈퇴는 지옥”이라는 교리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이단들은 탈퇴하면 “지옥 간다”, “사고를 당한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등의 겁박을 한다. 실제로 탈퇴자가 사고를 당했다며 주기적으로 탈퇴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강하게 심어준다. 이 부분이 탈퇴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르침, 교리에서 빨리 나오도록 바른 성경공부를 하는 등 준비와 도움이 필요하다.

가까워지는 연습, 멀어지는 연습

어떤 2세는 부모가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놀지 말라고 했다며 교회 밖의 친구들과 사귀는 것을 막았다고 고백했다. 새벽기도를 비롯해 모든 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교회에 살다시피 해서 교회 밖의 삶을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탈퇴를 위해서 이제는 이단 밖의 삶에 적응할 준비가 필요하다.
 

▲JMS 탈퇴자들을 위한 네이버 가나안(JMS를 떠나 예수님 품으로) 카페

 

전문가나 이미 탈퇴한 선배들과의 꾸준한 교제를 통해 조언을 구하고, 신뢰할 만한 이단상담소나 탈퇴자 카페를 통해 자신의 연결고리를 찾으면 좋다. 마음은 나왔더라도 궁금한 부분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카페에 물어보거나 상담소에 연락해 해소할 수 있다. 힘들 때마다 위로해 주고, 궁금한 부분에 답해 주고, 어려워도 가정의 화목과 사랑을 지킬 수 있도록 조언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더불어 이단과의 관계는 단호하게 끊어야 한다. 이단이라고 하더라도 함께 동고동락했던 친구와 선후배와의 좋은 추억이 남기 마련이다. 그 추억을 단칼에 잘라버리기는 어렵다. 함께 고생하고 즐거워했던 기억이 여전히 그들을 끈끈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계를 지속하다 보면 탈퇴가 어려워진다. 지속적인 관계를 갖다 보면 다시 마음이 약해질 수 있으니 멀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부모와의 대화가 어려울 정도의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 잠시 부모와 거리를 두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2세 중에는 대학에 입학하면 자취를 하거나 취업을 준비할 때 다른 지역으로 직장을 구하는 사례도 있다. 갈등이 심화되는 경우 눈에서 멀어지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때로는 부모 앞에서 침묵

부모 입장에서 자녀의 탈퇴는 심각한 고민이고 어떻게든 돌이키고 싶은 일이다. 만민중앙교회 2세 탈퇴자 A씨는 “(이단 단체에) 마음이 떠났다는 티가 나면 부모님이 자녀를 돌이키기 위해 노력을 하셨을 것이다”라며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것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부모는 2세들이 지옥에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설득하거나 혼을 내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말릴 것이다.

때로는 부모 앞에 마음이 떠났다는 것을 숨기는 것도 좋다. 2세 탈퇴자들은 최근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예배를 드리는 것도 하나의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대면 예배 때는 부모님에 이끌려 주일은 물론 주중에 새벽예배를 비롯해 많은 예배에 참석해야 했다. 하지만 비대면으로 예배를 드리면 이단과의 접촉이 느슨해지고 많은 시간을 이단 단체에 쏟지 않아도 된다. 한 이단 2세는 처음에 출석 체크를 위해 비대면 예배에 참석하지만 잘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방법, 경제적 독립

탈퇴에 성공한 2세들은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전에는 탈퇴가 어렵다고 전한다. 탈퇴했을 때 집에서 통신요금이나 용돈을 끊는 등 압박을 가하면 삶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 경제적인 독립이 가능한 대학생활 이후 탈퇴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JMS 2세 탈퇴자 B씨는 “특히 중고생은 집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에 최대한 부모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성인이 돼서야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다”고 전한다.

부모의 경제적인 지원이 없이도 스스로 독립해 살아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탈퇴에 발목을 잡는 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부모를 설득해 함께 탈퇴하는 것이지만 어려운 상황이라면 경제적 독립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최소한 삶에서 가장 필요한 의식주를 빌미로 휘둘리는 일은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부모와 대화를 나눌 때도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

사랑과 믿음을 기반으로 설득

부모님의 탈퇴까지 성공한 C씨는 이단 단체에서 여러 부정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그 갈등과 분열에 대해 나누고, 천천히 다가가는 방법으로 부모를 설득했다. 부모 입장에서 교회의 문제를 인지한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태어나서부터 다니던 교회를 자녀가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떠나는 것이 안타깝지만, 떠나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무작정 막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가족의 사랑과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가족에게 사랑을 베풀고 신뢰를 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여정은 하루 이틀 만에 끝낼 수 없는 일이다. 1년이 될 수도 있고 10년, 아니 평생이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삶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진심이라는 것을 믿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단 2세가 탈퇴한다는 것은 가족 중 외톨이가 되는 것을 감수하는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다. 앞으로 있을 풍파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가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수학 공식처럼 정답으로 가는 길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각자가 처한 다른 환경 속에 수없이 많은 고민 을 통해 결심한 탈퇴가 순탄치 않을 것이다. 이단에 속한 2세가 탈퇴를 결심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용기이다. 탈퇴라는 험난하고 긴 여정을 수백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면서 천천히 한 걸음씩 걸어 나올 수 있도록 우리들의 기도와 격려와 도움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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